세계 2위 CPU업체인 AMD가 22일(현지 시각) 64비트 ‘옵테론’을 선보인다. 반도체 불황의 여파로 최강자 인텔마저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AMD는 최악의 1년을 지나왔다. 올해는 AMD에 있어 ‘부활이냐, 침몰이냐’를 가름하게 될 긴박한 시점이다. 재도약을 꿈꾸는 AMD의 키워드는 바로 ‘옵테론’과 이번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CEO ‘헥터 루이즈’다. AMD의 도전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1. 옵테론의 도전
2. 헥터 루이즈의 도전
세계 CPU시장에는 패자인 인텔과 도전자인 AMD만이 존재한다. 인텔이란 거대한 산 앞에서 AMD의 역사는 ‘인텔 도전기’이자 ‘따라잡기’나 다름없다. 따라서 22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서버용 64비트 프로세서 ‘옵테론(Opteron)’ 역시 도전장이다. 그러나 따라잡기는 아니다.
22일 발표될 첫 모델은 옵테론240·242·244며 클록속도는 각각 1.4㎓, 1.6㎓, 1.8㎓다. 그러나 속도보다 주목되는 대목이 가격이다. 옵테론240이 340달러고, 옵테론242와 244는 800∼900달러 정도라고 AMD 측은 밝혔다. C넷은 이 같은 가격이야말로 AMD가 ‘옵테론’에 거는 자신감을 웅변한다고 지적한다.
옵테론240이 내세운 340달러는 경쟁업체인 인텔의 2.8㎓ 및 2.6㎓ 제온(Xeon) 칩에 맞대응한다. 현재 2.8㎓ 제온이 455달러, 2.6㎓는 284달러 정도다. 클록속도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AMD의 옵테론이 더 비싼 제품이다. AMD가 인텔 동급의 칩 가격을 비싸게 매긴 것은 이례적이다. AMD는 지금까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인텔과 싸워왔기 때문이다. AMD는 옵테론이 비싼 것은 그만큼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속도가 성능을 평가하는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일례로 옵테론240는 캐시메모리가 1MB에 달한다. 반면 2.8㎓ 제온은 512 에 불과하다.
또한 옵테론240이란 이름에도 AMD의 전략이 숨어 있다. 옵테론 다음에 붙는 일련번호 중 첫자리 2는 몇 개의 프로세서를 지원하는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번호는 40부터 붙여나간다. 마지막 자리는 칩 속도 증가다.
AMD 한 관계자는 “모델번호를 24 등 두 자리로 하면 이를 2.4㎓ 등 주파수로 오인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옵테론을 통해 칩의 성능을 속도 경쟁으로 몰아가던 시장 상황에 반전을 기하려는 노림수기도 하다. AMD는 칩의 성능을 속도로만 재단하던 ‘메가헤르츠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하며 보다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실행능력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옵테론’은 AMD의 서버시장 진격을 의미한다. AMD는 올해 주요 전장을 서버 등 기업용 시장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옵테론은 64비트용 칩이지만 32비트 애플리케이션도 작동시킬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AMD는 인텔의 서버용 64비트용 칩인 아이테니엄2가 아직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신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 인텔의 아이테니엄은 32비트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제한돼 있는 약점이 있다. 여기에 AMD는 오는 9월에 데스크톱용 64비트 프로세서인 애슬론64를 출시하는 등 64비트 시장이 새로운 ‘달러 박스’로 AMD를 다시 일으켜 세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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