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선, 로열티 놓고 신경전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과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간 지적재산권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와 관련, 로열티 수준을 놓고 퀄컴측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때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양측은 위피 새 버전부터 위피와 자바가 호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위피의 자바 수용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하는 협상안에 서명했다. 이번 협상안과 관련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대당 20센트 혹은 30센트 가량의 로열티 액수를 전망하면서 퀄컴의 1∼2달러 수준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퀄컴측은 이에 대해 “모바일자바는 규격만 라이선스하는 것이고 브루는 최종 제품과 컨설팅, 기술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 없으며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모바일자바가 더 들 것”이라고 시장 평가를 반박했다.

 모바일자바는 규격만 라이선스하므로 물량이나 협의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규격을 기반으로 휴대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는 누군가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이통사가 모바일자바를 기반으로 한 무선인터넷플랫폼을 도입하려면 이같은 소프웨어를 개발하는 벤처업체들에도 로열티나 지원비 형태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모바일자바의 로열티를 몇십 센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퀄컴측은 오히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계약을 맺은 비용에는 브루의 최종 제품은 물론 개발도구·포팅도구 등 부가소프트웨어와 함께 각종 컨설팅 및 기술지원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이통사들과 대당 1달러선에 계약을 맺었다면 최종 금액에서는 오히려 모바일자바에 비해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선측과 관련업계는 모바일자바와 브루 로열티의 경우 직접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퀄컴측의 주장을 일부 시인하고 있다. 선은 모바일자바의 규격만을 라이선스하고 있고 브루의 경우 퀄컴이 최종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여전히 브루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모바일자바보다 훨씬 비싸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당 1달러라는 비용은 KTF가 처음 브루 도입 계약을 맺으면서 협의한 수준으로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싼 가격에 제공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KTF나 퀄컴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맺은 브루 재계약은 대당 3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브루의 기본적인 라이선스 모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모바일자바의 계약 조건은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브루의 기본적인 라이선스 모델은 제품과 컨설팅에 드는 비용을 이통사나 단말기업체로부터 받는 것은 물론 브루를 기반으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업체로부터 일정액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퀄컴측의 라이선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퀄컴은 또 초기 브루 관련 콘텐츠서버를 미국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이번 라이선스 비용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퀄컴이나 선이나 어느 한편을 들어 설명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업계에서 모바일자바의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도 기회가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모바일자바와 관련해서도 추후 협의내용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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