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종전이 임박해지면서 셋톱박스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동의 위성 셋톱박스 시장은 유럽시장과 함께 국내 생산업체들의 주요 수요처로 각광받는 곳이다. 대부분의 셋톱박스 전문업체들은 중동시장 수출을 주요 매출원으로 삼고 있어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종결된 데 따른 수요확대에 많은 기대를 걸면서 시장상황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는 그동안 비공식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셋톱박스가 공급됐지만 미국이 지배할 경우 방송정책이 오픈되면서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주변 국가로의 문화적 지배를 위해 미디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고, 또 재미있는 미국 상업방송 시청을 위한 디지털 셋톱박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중동 IT수출 상위 10대 업체 중 한 곳인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단기적으로 큰폭의 특수를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판매계획을 세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휴맥스는 우선 UAE 두바이에 있는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거래처 개척을 착실히 추진하는 한편 제품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중 기존 모델 업그레이드 제품을 포함해 총 20여종의 신모델을 중동지역에 내놓고 이를 위한 영업 기반도 다져나갈 생각이다.
이종혁 휴맥스 상무는 “위축됐던 중동지역 소비심리가 앞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DVD 결합 셋톱박스, HDD와 접목한 셋톱박스 등 콤보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시장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과 달리 전쟁 기간중 중동지역 위성 셋톱박스 수요가 평소보다 3배나 많았던 점에 고무돤 현대디지털테크(대표 정규철)도 종전 재건 특수를 위해 두팔 벗고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현재 두바이 지역의 바이어와 협력해 FTA(Free To Air:무료방송용) 2개, CI(Common Interface:범용유료방송용) 2개, 수신자제한시스템(CAS) 내장모델 1개, 개인용비디오저장장치(PVR) 1개 모델 등 총 6개 모델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중국산 제품의 저가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제품을 새로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디지털테크는 이달말까지 약 7만대 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재 현대디지털테크 소장은 “중동지역은 한 가정에서도 여러대의 위성 셋톱박스를 갖추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 매출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엠테크닉스(대표 소민영)도 최근 중동지역에서 이라크전 시청을 위한 위성 셋톱박스 수요가 증가한 점을 주시,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지속적 시장확대를 노리며 중동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경기도 여주에 지난해 완공, 가동중인 생산라인을 상반기중 증축, 생산능력을 2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방송사 직구매형태인 오퍼레이터(operator) 시장진출을 위한 CAS 라이선스를 6개 보유하는 등 다각적으로 공략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엠테크닉스는 이와 함께 2개의 TV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투튜너(Two Tuner) 셋톱박스, PVR와 같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중동지역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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