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방사선을 조사해 완전히 멸균한 식품이 생산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방사선 조사식품. 그러나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 방사선 조사식품은 방사능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방사성 물질에 의한 식품의 오염은 핵폭발에 의해 대기중에 방출되는 핵분열생성물(fission products)이 대류권이나 성층권으로 확산한 후 지구상의 각지로 운반돼 장기간에 걸쳐 방사선 강하물(fall-out)로서 지표 또는 수면에 떨어져 동식물을 직접 오염시키거나 토양과 물을 거쳐 간접적으로 오염시킴으로써 이뤄진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고 토양과 물의 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서 방사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방사능 오염과 방사선 조사는 완전히 다르다.
방사선은 방사선 붕괴에 의해 방출되는 입자(광자포함)가 만드는 빔(beam)으로 광의로는 모든 전자파와 입자선을 말하지만 보통 방사능 물질에 의해서 방출되는 것을 말한다.
방사선은 방사선 에너지가 생체 내 물질과 상호작용에 의해 흡수돼 분자 또는 세포 수준의 여러 가지 생리학적·생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생물학적 변화를 촉진한다. 따라서 방사선 물질은 물론 생체의 종류 및 조직형태, 조사시의 물리·화학적 환경요인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달라진다.
방사선 조사식품이란 명확한 실용상의 목적을 가지고 적절한 공정관리하에서 방사선을 조사한 식품이다.
식품에 방사선을 조사해 조사식품을 제조하고 이용과 소비에 직간접으로 관계하는 신식품처리기술의 체계를 식품조사(food irradiatin)라고 한다. 방사선 조사식품은 20세기 들어 인류가 완전히 정복했다고 생각했던 식품 전염성 병원균이 새로운 변이종으로 나타나면서 필요성이 대두했다.
오늘날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냉장·냉동식품에 내한성 병원균들이 침범해 유해 미생물을 제거하고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식품저장기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첨단 기법으로 떠오른 방사선 조사는 곡류 식품의 살충은 물론 육류식품의 살균, 감자나 양파 등의 발아억제와 성숙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방사선의 강력한 투과력으로 식품을 포장한 채로 살균 등의 처리가 가능하다. 가열 등 방법을 사용했을 때와 달리 식품의 온도상승에 의한 영양파괴나 외관변화도 일으키지 않는다.
방사선 조사식품의 단점도 있다. 방사선에 의한 식품저장은 목적에 따라 적정선량을 쬐어야 하는데 높은 선량을 조사하면 여러 가지 식품성분이 변화하기도 한다.
방사선 조사가 정확하지 않으면 각 식품성분에 방사선 화학변화를 야기해 식품의 향미·색깔·촉감 등을 저하시키며 영양성분을 분해해 유해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또 조사량이 많아지면 성분 상호간의 반응에 의해서 식품이 변하게 된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계보건기구(WHO)는 공동연구를 통해 방사선 조사식품은 어떠한 조사선량에서도 안전하고 건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 내 보건 위생환경의 향상과 경제적인 이익에 관련된 중요한 식품산업기술로서 방사선 조사기술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사선 조사로 인해 식품의 안전성이 더욱 향상됐다는 사실을 일반대중에게 교육하는 일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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