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1원 수주’로 혼탁해진 스마트카드 시장이 또다시 저가 수주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스마트카드 업체들은 이달 들어 개방형 전자화폐 발급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선정한 농협 프로젝트가 사실상 ‘원가수주’인 데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이번 사업자 선정과정이 앞으로 이어질 18여개 은행권 전자화폐 프로젝트에도 선례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이번 농협 프로젝트 이후 우리·조흥·국민·신한은행 등이 개방형 전자화폐 발급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으며 스마트카드 업체를 대상으로 물밑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형된 최저입찰=농협의 전자화폐 프로젝트 수주 규모는 기존 ‘1원 수주’ 프로젝트와는 달리 외형적으로는 1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농협 프로젝트가 발급 소프트웨어 개발과 하드웨어 공급이 포함된 것으로 이번 입찰에서 발급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제공하고 수입제품인 하드웨어는 원가로 공급키로 결정돼 사실상 원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마트카드 업체인 A사측은 “이번 프로젝트는 수억원에 해당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원가에 해당해 공개된 1원 수주건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며 “발급시스템은 무료로 구축하고 데이터카드나 유빅 등 미국업체로부터 수입해 공급하는 ‘개인별 데이터생성기’는 원가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농협과 사업자로 선정된 하이스마텍측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양측의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농협 카드사업분사 박동준 차장은 “아직 재무팀과 정식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사업자 선정에서 1원 수주 때와는 달리 계약금액은 1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또 하이스마텍의 김춘경 이사는 “정당한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저가 수주설은 경쟁업체들의 의도적인 흠집내기성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비공개 선정, 문제있다=농협 프로젝트에서 제기되는 또다른 문제는 사업자 선정과정이 비공개였다는 것. 농협은 처음 사업자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 기관에 의뢰, 1차로 3개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가격입찰을 통해 최종 사업자를 확정했다. 일부 스마트카드 업체들은 공시를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점과 비전문적인 기관에 1차 사업자 선정을 의뢰한 것 등은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1차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은 “폐쇄적인 은행 특성상 비공개로 진행해온 것이 일종의 관행이어서 앞으로 진행될 은행권 프로젝트들도 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스마트카드 업체인 B사의 한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될 경우 문제로 지적돼온 저가 수주가 근절되기 어렵다”며 “모든 스마트카드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해야 투명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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