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성·중성·종성을 한번에 입력할 수 있는 새로운 3벌씩 한글 자판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지능패턴인식국가지정연구실(실장 김진형 교수)은 20여년 동안 한글 자판을 연구해온 안마태 신부(미국 성공회 소속)와 공동으로 각 음절을 동시에 입력할 수 있는 한글 키보드 ‘안마태 글판’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자판은 초·중·종성이 분리된 3벌식으로 2개 이상의 자판을 동시에 입력할수 있어 초성·중성·종성을 차례로 입력해야 하는 기존의 2벌식에 비해 입력속도가 30% 가량 빠른 것으로 실험결과 밝혀졌다.
한글의 일반적인 모양을 따 자판의 좌측 상단에 초성, 우측 상단에 중성, 하단에 종성을 배열하고 각각의 자모는 음성적으로 유사한 글자를 근접 위치에 배치하는 등 자판 입력의 효율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 자판은 또 기본 자·모음을 각각 10개씩 배치하고 ‘ㅋ’의 경우 ‘ㄱ’과 ‘ㅎ’을 동시에 치도록 조합하는 방식으로 된소리 자음, 거센소리 자음, 복모음 등을 나타내며 한글 자모로 조합할 수 있는 1만1172글자 모두를 ‘시프트 키’의 사용없 이 동시에 입력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자판으로 중국의 타이핑 초보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테스트한 결과 2개월만에 분당 700타(타자자격 1급이 분당 600타 수준)를 넘는 등 국내의 2벌식 표준 자판 타이핑 속도에 비해 50%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한의 사회과학원을 통해 이 자판을 2벌식과 비교 테스트한 결과에서는 훈련자가 10시간 후부터 2벌식 자판 사용자보다 타이핑 속도가 빨랐으며 120시간 후에는 최대 30% 정도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판의 드라이버는 윈도나 리눅스 운용체계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됐으며 홈페이지(http://ai.kaist.ac.kr/ahnmatae)를 통해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표준으로 되어 있는 2벌식 자판을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복수표준의 하나로 지정하기 위한 체계적 연구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통일에 대비해서라도 서로 다른 남·북 자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사진 설명
안마태 글판의 자모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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