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올 1분기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시기에 사상 최대 실적 발표가 웬말.’
지난 2일 12월 결산 상장·등록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됐다. 대부분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장사를 썩 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장기업들은 재작년에 이어 사상 최대의 순이익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상황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급격한 내수위축과 지정학적 문제들이 겹쳐 1분기 실적악화는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업실적이 투자 판단의 1순위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적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해 실적이 반영되는 사업보고서는 정기주총에서 확정하도록 돼 있다. 보고서는 사업연도 경과후 90일, 반기와 분기 보고서는 45일 이후에 제출해야 한다. 결국 확정된 온기 실적은 결산 다음해 1분기 마감 이후에나 투자자들이 알게 되는 셈이다.
이는 미국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엔론 회계 부정 사건을 겪은 이후 미국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사업보고서 제출일을 해당 사업연도 경과후 60일 이내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반기·분기 보고서도 점차 35일 이내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보고서 제출기한을 앞당길 만큼 기업들의 토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사회에서 보고서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결론을 못낸 것도 기업들의 현실 때문이다. 현재 90일이라는 기간은 회계감사를 위한 것이다. 내부 회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깊이있는 감사를 위해 기간단축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물론 회계제도 선진화가 기간단축만으로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현실적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사업보고서 제출일 단축은 당장 추진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긴 감사기간은 사실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요는 회계 부정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응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악용할 소지도 다분하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언제까지 기업의 현실만 봐줄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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