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관계에서 갈등관계로.
SK텔레콤에 대응, 한동안 한 목소리를 내던 KTF와 LG텔레콤이 지난 1일자로 선보인 이동전화 요금의 경제성을 둘러싸고 서로 비난전을 전개하면서 결별했다.
KTF와 LG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두 회사는 ‘식별번호 브랜드제 폐지’ ‘상호접속료율 재조정’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시차제’ 등 각종 규제 이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사안마다 협공을 펼쳤다. 이를 통해 이동전화 번호제도 변경이라는 상당한 전과를 거두기도 했다.
게다가 두 회사는 SK텔레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지국 로밍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TF는 읍·면 등 지방의 기지국을 LG텔레콤에 임대해주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비대칭 규제 이슈가 서서히 사그라지면서 이같은 공조체제에 균열조짐이 나타났다. 이동전화전화 단말기 보조금과 관련, 두 회사는 예전처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최근 LG텔레콤만이 보조금 차등 규제를 정통부에 요구한 것이다.
양측이 ‘적과의 동침’을 완전히 끝낸 것은 KTF가 지난 1일자로 선보인 LG텔레콤의 새로운 요금제를 공격하면서부터다. KTF는 LG텔레콤의 새 요금제는 알고 보면 비싸며 자사의 요금이 가장 싸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KTF측은 LG텔레콤의 새 요금제는 기본료만 낮고 이용료가 비싸 현재보다 더 많은 요금을 내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또 LG텔레콤에는 장기가입자 할인 등 각종 할인혜택도 없는 요금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관계자는 “표준 요금대비 비교는 새로운 요금제를 악의적으로 곡해한 것”이라며 “새로운 요금제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소비자의 사용량에 따라 비교하면 자사의 요금이 저렴하다”고 반박했다.
LG텔레콤측은 또 “자사는 장기가입할인이 아니라 약정할인을 실시하고 있어 할인혜택이 있지만 KTF 자료에는 없다고 주장하는 신뢰할 수 없는 자료”라고 비난했다.
두 회사의 공방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동거’가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공정경쟁·협력에 기초한 경쟁을 벌이겠다던 두 회사의 선언은 공염불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사안별로 협력과 갈등관계를 보일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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