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국오라클 본부장(Kisik.Kwon@oracle.com)
한국에서 모바일 컴퓨팅 개념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98년부터다.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적어도 1년에 한차례 이상 모바일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모바일 컴퓨팅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IMF 이후 국내외의 심각한 경기침체가 IT투자 위축을 가져왔고 모바일 컴퓨팅과 관련한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관망하며 도입시기를 저울질하는 기업까지 늘어나면서 관련업체나 매체의 전망과는 달리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매년 열릴 듯하며 관련업계를 애태우던 바로 그 시장이 확실히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유무선 통합의 원년이자 WCDMA 기반의 3G 서비스 상용화가 시작될 올해 모든 주요 SI업체들이 매출신장을 위한 주요 사업목표로 각자 우위에 있는 산업영역에서의 모바일 솔루션 사업을 선정하고 있다. 물론 작년이나 재작년에도 관련업계에서는 항상 모바일 컴퓨팅 시대의 개화를 꿈꿔왔지만 여의치 않았고 올해도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로 인한 경기 급랭과 같은 외부요인으로 인해 이런 낙관론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과는 다르게 낙관론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확연히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새정부 정통부 장관의 정책방향에서도 모바일 정부 구현을 언급하면서 그 실천의 일환으로 휴대폰과 PDA 등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민원과 공과금 납부 등 모바일 정부(m-government) 기반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 조류에 따른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또한 올해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를 발주했거나 발주할 예정인 기업이 국내 매출규모 1000대 기업 중 27%에 달할 정도로 수많은 기업이 그 실제적인 구현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아직까지 SFA, FFA의 모바일화를 진행하지 못했거나 시범 서비스 수준으로만 제공하던 여러 기업이 PDA를 활용한 본격적인 모바일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으며 금융권의 모바일 뱅킹 솔루션도 지금까지의 초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유무선 통합 포털 시스템으로의 다양한 서비스 진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각 대학에서도 획일화된 학사 및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편의성과 활용도를 고려한 한 차원 높은 모바일 캠퍼스 서비스를 실시하거나 계획중에 있기 때문에 관련업계의 확실한 매출신장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웹 기반의 인터넷 관련 기술이 그러했듯이 모바일 솔루션도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전혀 다른 분야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니 디바이스를 표방하는 모바일 솔루션들은 접근채널의 다양화를 위한 방편으로 휴대폰이나 PDA를 넘어 음성인식·합성기술까지 적절히 접목시킴으로써 시장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VoiceXML 기반의 CTI 솔루션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도구로의 활용이 아닐까 싶다. 기존 콜센터의 전화응대 형태인 인바운드 콜 서비스에서 휴대폰 기반의 SMS나 인터넷을 통한 e메일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도구로서의 변환을 의미하는 아웃바운드 콜 서비스로의 전환에서도 VoiceXML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으며 XML기반의 모바일 미들웨어 솔루션을 이용하면 VoiceXML 작성과정은 손쉽게 자동화될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비즈니스 자체를 위한 솔루션 보급에서부터 이를 적절히 활용한 솔루션 접목 및 기술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컴퓨팅의 현실과 올해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떠오르는 시장을 미리 선점하기 위해 진정한 기술력으로 승부하지 못하고 무리한 가격인하로 시장의 물을 흐리는 업체가 벌써부터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는 높은 완성도로 구축된 성공사례를 통해 동종업계에 급속한 전파를 이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마진을 보장하는 시장 상황에서 각 업체가 정당한 경쟁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해야만 하는데 일부업체의 출혈 경쟁은 결국 자기 자신을 포함해 관련업계 모두를 고사시킬 것이다.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도 조심스러운 시장 보급 및 확산 시기에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가 검증되지 못한 솔루션으로 관련분야의 경험조차 부족한 개발자들로 팀을 구성해 사용자 편의성 등도 고려치 않고 수시로 에러를 유발하는 날림공사를 하였다면 이것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악역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또한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의 빠른 개화와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서 결코 있어서도 안될 일이다.
이제 더 이상 무리한 가격인하까지 감행하는 과다 출혈경쟁보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정 사용자를 고려한 빠르고 직관적이며 안정적인 모바일 시스템이 많이 완성되기를 바란다. 또 이 수익이 다시 해당 분야의 기술증진을 위해 재투자됨으로써 전체 시장의 자연스러운 성숙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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