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경험 부족과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의 낮은 인지도 등으로 순수 국산 창작품으로 미국 등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창작 노하우를 전수 받는 동시에 해외시장에 보다 쉽게 진출하기 위해서 외국업체와의 공동제작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올들어 미국과 일본 TV시장 진출에 잇따라 성공한 동우애니메이션의 김영두 사장(43)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외국업체와의 공동제작이 최우선책이라고 강조했다. 동우애니메이션은 미국 포키즈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제작한 ‘닌자거북이’를 지난달부터 폭스박스채널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영하고 있으며, 오는 4월부터는 일본 반다이 등 7개사와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는 ‘미래전사 포트리스(가칭)’를 TV도쿄를 통해 일본에 방영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80년대부터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창작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결심, 91년 현재의 동우애니메이션을 설립했으며 그동안 ‘유니미니 펫’ ‘바스토프 레몬’ 등을 자체 창작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김 사장은 창작만이 살 길이라고는 하지만 국내 창작사들의 수익성 확보와 인력의 지속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하청제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래서 그는 동우애니메이션이 만드는 모든 작품에 대해서 직접 관리·감독하는 바쁜 와중에도 수시로 외국 애니메이션업체를 방문해 하청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높은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협소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등을 감안할 때 창작만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창작만으로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가 올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하청제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아울러 회사의 수익성 확보의 일환으로 새로운 시장에 계속 진출한다는 계획아래 이미 온라인게임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조만간 DVD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애니메이션 인력 양성을 위해서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실적에 따라 임금을 주는 애니메이션산업 특성상 대학 또는 학원을 졸업하고 이 산업에 들어온 인력들은 초봉으로 월 30만∼40만원 정도밖에 받을 수 없다”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기간 동안 재정적 지원을 해줘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고 밝혔다.
<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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