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시장 개방 압력

국내 시장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 재송신 채널들이 한국 방송시장 개방과 관련, 자국 정부에 공식적인 협조요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방송서비스 분야 협상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통해 재송신되는 외국 채널들의 한국 사업 책임자들은 우선 한국내에서 방송사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하고 19일 첫 회동을 갖는다.

 모임에 참석하는 해외 재송신 채널들은 CNN·BBC·NHK·디즈니채널·CNBC·ABC·디스커버리채널·카툰네트워크 등 8개 채널로 자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막강한 매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이 채널들은 현재 한국 주재 각국 대사관과 긴밀한 의견교환을 나누고 있으며, 이번 WTO DDA의 방송서비스 분야 개방협상시 우리 정부가 방송시장을 개방하도록 각국 정부에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채널들은 19일 첫 모임을 계기로 각자의 사업상 애로나 규제 사항 및 체계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본사와의 연계를 통해 각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해외 재송신 채널에 대해 두고 있는 규정을 완화할 수 있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이들이 국내 방송법상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규정은 해외 재송신 채널에 대한 수량적 제한, 국내에서 자체적인 광고영업 불가, 더빙 불가, 수신수단 제약 등이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의 방송뉴스 채널인 CNN은 일반가입자를 대상으로 방송하는 형태와 호텔·금융기관·외교관공서 등 업무적으로 수신하는 형태를 따로 분리, 수익을 별도로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쳐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CNN은 또 국내 시청자가 보기 편하고 바로 이해하기 위해 더빙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채널인 디즈니채널도 어린이 대상의 채널인 만큼 더빙이 가능하도록 방송위에 요구할 방침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