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생존, 발전하려면 전직원이 하나가 된 꿈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그 꿈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합니다. CEO의 역할은 직원들이 꿈을 찾아내고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전대진 사장(54)은 한솔전자의 사명을 한솔LCD로 바꾼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문답 같은 말로 말문을 열었다. 전 사장은 한솔전자가 발전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은 현재로선 LCD전문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젠 더이상 모니터 생산을 늘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생산 총량은 200만대 수준으로 묶어둔 채 서서히 브라운관 모니터를 LCD모니터로 대체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대신 LCD 백라이트유닛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더 나아가 소형 LCD모듈 생산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전 사장은 현재 연간 2500여억원의 모니터 매출액을 더 늘리지 않더라도 백라이트유닛과 LCD모듈을 통해 오는 2005년에는 연간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전 사장은 지난 99년 잘 나가던 삼성항공 임원자리를 그만두고 IMF 파고로 무너져가던 한솔전자에 자원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전 한솔그룹의 모태인 한솔제지에서 뼈가 굵었습니다. 관리부장으로 있을 때 이인희 고문을 지근에서 모시면서 대단한 여장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인희 고문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한솔제지가 급성장했고 그때서야 한솔제지 직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인연으로 전 사장은 삼성항공 임원자리를 그만두고 친정인 한솔에 투신키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전 사장은 한솔전자 취임 일성으로 ‘수주’를 강조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져 생산라인 대부분이 놀고 있던 처지였다.
“당기 영업적자를 보지 않는 선에서 라인을 가동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다행히 PC방과 같은 특수도 있어 수주가 늘어나고 라인이 돌아가면서 지원들의 사기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지요.”
전 사장은 회사와 직원들의 꿈이 변한 만큼 캐치프레이즈도 변했다고 말한다.
“이젠 품질관리(QC)가 관건입니다. 백라이트유닛은 품질관리에서 채산성이 결정됩니다. 식스시그마 운동을 전사적으로 펼쳐왔습니다. 다행히 한솔LCD의 품질수준은 경쟁사보다 뛰어난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전 사장은 지난 3년간의 치열했던 시간들을 반추하듯 “이젠 휴대폰, PDA, 게임기용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양질의 소형 LCD모듈사업만 정착시킨다면 한솔LCD가 우량 LCD전문기업으로 우뚝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글=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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