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갤빈 CEO "음성통화로 돌아가자"

 세계 이동통신업계가 3세대 통신망을 이용한 고속 데이터 통신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에 명운을 걸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 휴대폰 업체 모토로라의 크리스토퍼 갤빈 최고경영자(CEO)가 “통신서비스의 기본인 음성통화로 돌아가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갤빈 CEO는 17일(현지시각)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CTIA 와이어리스 2003’의 기조연설에서 “음성 통화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번 행사에서 초고속 무선 인터넷 접속 등을 선보인 다른 이동통신 업체들과는 상반되는 태도라고 C넷은 보도했다.

 갤빈 CEO는 데이터 통신과 무선 인터넷도 중요하지만 “통신망의 성능을 향상시켜 음성통화의 품질을 높이고 이동통신이 불가능한 지역들을 줄여나가는 등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갤빈 CEO는 음성 이동통신의 품질이 더 향상되지 않으면 이동통신의 유선전화 추월이 심각하게 지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의 휴대폰 보급률이 50%에 달하고 성인 인구의 5% 정도가 휴대폰으로만 통화하는 등 휴대폰은 급속도로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의 음성 통화가 신뢰할 만 하지 못하면 이들은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등을 돌릴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갤빈 CEO는 “고객이 가장 관심 갖는 것은 믿을 만한 음성 통화 서비스이며 우리는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동통신 업계는 주로 음성통화로 수익을 얻고 있으나 대부분의 투자를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차세대 통신망에 쏟아붓고 있다. 이들은 시설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최근 계속된 통신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 e메일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산에 전력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도 그러한 흐름은 역력하다.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휴대형 게임기와 MP3플레이어, 라디오를 휴대폰과 결합한 신제품 ‘N게이지’를 소개하며 ‘휴대폰’이란 단어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고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 역시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홈네트워크를 통제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등 음성을 넘어선 휴대폰의 새로운 기능을 강조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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