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싱가포르의 차터드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이 수년간의 적자로 인해 더 이상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긴박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SBN(http://www.siliconstrategies.com)에 따르면 차터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막대한 투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가 싱가포르테크놀로지스그룹을 통해 소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가까스로 6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신주 주주할당 발행을 통해 마련했지만 이 정도의 자금으로는 선두 업체인 TSMC와 UMC를 쫓기에 역부족이다. SBN은 이 회사가 자금 부족으로 파운드리 업체로서의 신용을 잃어 선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차터드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자본 및 연구개발 지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만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설비투자를 2억7500만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는 2000년 9억6400만달러에 비해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구개발에 책정된 예산도 1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차터드가 이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손실과 누적 부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01년 3억8400만달러, 지난해 4억171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작년 12월말 현재 누적 부채 규모가 8억3400만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순손실과 마이너스 현금 흐름이 계속될지 또는 개선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터드가 두 차례 착공을 연기했던 ‘팹7’의 준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초 200㎜ 웨이퍼 팹으로 설계된 팹7의 착공을 연기, 300㎜ 웨이퍼 팹으로 변경할 예정이었으나 같은해 중반 경기 침체로 이를 다시 1년 연기했고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가 올해 3분기부터 300㎜ 웨이퍼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차터드는 파운드리 시장의 3위 자리는 유지했으나 점유율은 전년보다 2% 줄어든 5%에 머물렀다. IC인사이츠는 “독일과 중국 업체들이 새로 뛰어들어 전체적인 업체수가 증가했으나 수익을 내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첨단기술을 보유한 업체만 꾸준한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차터드의 자본지출과 순손실 추이 (단위:백만달러)
98년 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자본지출 - - 964 490 420 120
순손실 190 32.6 - 384 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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