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정보테크`의 시대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대표이사 ceo@secui.com

 21세기는 정보사회다. 상품이 이윤과 가치를 창출하던 시대에서 지식과 정보가 이윤이 되는 이른바 무형자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신문이나 잡지는 하루 종일 읽어도 다 읽지 못할 만큼 두꺼워졌고, IT의 발달로 예전에는 얻기 힘들었던 자료도 지금은 컴퓨터를 켜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넘치는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갈무리해야 할 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테크를 넘어 정보테크가 반드시 필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 먹음직한 건초더미를 쌓아둔 당나귀가 무엇을 먹을지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굶어죽었다는 ‘퓨리턴의 당나귀’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보와 자료는 많을수록 좋다는 그릇된 믿음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정보나 자료는 필요할 때 손쉽게 찾아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그 의미가 있다. 자료가 지나치게 많이 쌓여 있는 책상이나 파일 박스는 정보창고가 아니라 정보의 무덤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교통 체증이 심한 지역에 새로운 도로가 뚫리면 교통 소통이 원활해지듯이 정보 통로가 새로 만들어지면 그 처리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새로운 진입로가 뚫리면 그곳으로 교통량이 집중되어 체증이 해소되기보다는 악화되기 십상이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정보 통로가 넓어지면 그 위를 흐르는 정보의 양은 증가하지만, 쓸모없는 정보 또한 늘어나 정작 필요한 정보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게 된다. 과거에는 정보 결핍 때문에 신음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정보에 집착하는 정보 비만증에 걸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많은 정보와 자료의 수집보다는 쓸모없는 정보들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 전문가들은 이렇게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정보를 ‘유사정보’라고 부른다. 써먹지 못하는 정보는 정보로서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자신이 보유한 정보가 점점 많아질수록 그 다음 단계에서는 정말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갈무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유사정보’라고 판단되면 미련을 갖지 말고 즉시 버리자. 정보를 획득하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버리는 속도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것이 정보테크의 첫걸음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