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테라급 전광 회선분배 시스템 개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국가 기간망 전체를 스위칭 장비 없이 고효율·저비용의 중앙통제형 단일망으로 구축할 수 있는 꿈의 전광(全光)통신시스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http://www.etri.re.kr) OXC시스템팀(팀장 김광준 박사)은 정보통신부의 선도기술기반개발사업인 ‘테라급 광회선 분배 시스템(OXC)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2.4Tbps급 파장분할다중화(WDM) 전광회선 분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광신호를 전기적 변환과정 없이 직접 제어·분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광신호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신 적체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스위칭 장비도 필요없어 망 구축비용을 현재보다 80% 이상 낮출 수 있다.

 또 국가 기간망을 한 장소에서 제어하는 중앙집중형 관리시스템으로 설계, 전국의 네트워크를 그물형 단일망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천재지변이나 바이러스 확산, 인터넷 대란 등 비상상황에도 즉각적인 네트워크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다른 네트워크와의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광인터넷워킹포럼(OIF)에서 제정한 신호전달 분야 국제표준인 UNI1.0 을 채택, 여러 종류의 장비가 혼용되는 통신망 환경에서도 자동으로 광신호 경로를 설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기존에는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시켜 전기적 방법으로 분배한 후 다시 광신호로 복원시켜 전송하는 번거로운 방식으로 신호교환을 수행, 변환과정에서의 신호전달 지연 및 통신효율 저하를 초래했다. 더욱이 국가 기간망을 그물형 단일 광전달망으로 구축하지 못하고 다수의 직선망과 링형 망들을 개별적으로 구축·운용해 인력과 비용의 추가적인 부담이 불가피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로 전광통신 실현의 마지막 장애이던 스위칭을 순수 광신호로 직접 구현할 수 있어 국가 기간망의 통신속도·경제성·적응성 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준 박사는 “우리나라도 루슨트테크놀로지스나 노텔 등 선진국 장비 업체와 광전달망 분야에서 대등한 수준에 올라서게 됐다”며 “상용화된다면 광인터넷망의 규격을 선도하는 기간망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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