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IBM이 달라졌다.’
그동안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인 시장전략을 고수해왔던 LGIBM(대표 류목현)이 최근 전에없이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 PC업계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LGIBM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광고비로만 40억원을 지출했다. LGIBM이 보통 연간 50억원 안팎의 광고를 집행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거의 1년 치 광고예산을 쏟아부은 셈이다.
최근 발표한 아카데미 행사의 경우 40만원 상당의 디지털카메라·휴대폰을 증정하고 있으며 신제품인 ‘씽크패드 R40’ 제품 출시에서는 40만원 상당의 여행 패키지를 함께 제공하는 등 경품제공에서도 타 업체와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기업영업도 타 PC업체들이 출혈경쟁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LGIBM의 PC와 LG전자의 가전제품을 묶어 관공서·교육망 영업을 진행하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의 한 팀이 ‘올해는 목숨을 걸고 하겠다’는 공문을 산하 대리점에 발송할 정도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
LGIBM은 하반기에는 씽크패드 노트북PC에 대해서도 TV광고를 집행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공격적인 정책을 고수할 계획이다. LGIBM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2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실제 결과로 이끌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며 “예전과 달리 LG전자·한국IBM 등 주주사들의 영업망을 최대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IBM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주주사인 LG전자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LG전자는 LGIBM이 집행하는 x노트의 광고비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육망 시장 등 특판시장에서의 PC영업을 사실상 주관, PC와 가전을 묶어 판매하는 턴키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LGIBM의 경쟁사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올해 1등 LG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턴키영업에 필요한 PC사업까지 강력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x노트의 경우에는 LG전자가 향후 자가 브랜드 PC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LGIBM과의 협력을 통해 발표한 만큼 대대적인 지원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공세는 LGIBM의 이달 노트북PC 판매량이 1만대에 이를 정도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IBM의 이러한 공세는 결국 지난해 시장을 꾸준히 넓혀왔던 현주컴퓨터나 한국HP, 더 나아가 삼성전자, 삼보의 시장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올해 국내 PC시장 점유율 향방의 키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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