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교통신호등업계, 출혈 경쟁 심화

 LED 교통신호등 업체들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조 및 시설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급가격으로 낙찰을 받아 이들 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LED 교통신호등 설치를 본격화, 관련업체간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지자체의 공개입찰 낙찰가가 계속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관련업체들이 관급공사로 이뤄진 이 시장의 특성상 초기 시장의 낙찰 여부가 향후 수주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의식, 저가공세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말만 해도 발주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LED 교통신호등 낙찰가격은 연말로 들어서면서 발주가격의 60∼40%대로 뚝 떨어졌다.

 낙찰 업체들이 적정수준의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최소한 발주금액의 85% 정도에는 낙찰가가 형성돼야 한다는 업계의 의견을 고려할 때 손실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 광주시가 발주한 1면 4색 LED 신호등 13조의 낙찰가격은 무려 발주가격(2억6840만원)의 36.3%인 971만1200원에 머물렀다.

 공사를 수주한 업체의 관계자는 “초기 낙찰실적을 쌓을 경우 향후 관급 발주공사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어 출혈을 감내하고 입찰에 응했다”며 “이번 낙찰가격은 원재료 가격에도 못미치지만 향후 공사에서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이런 저가 과당경쟁이 지속될 경우 LED 교통신호등 업계의 해외 진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미국 등지에 제품을 수출할 때 현지 관련업체 및 기관이 국내시장에서의 낙찰가를 제시하며 가격인하 요구가 거셀 것이 뻔하다는 지적이다.

 또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낙찰이 이루어질 경우 제대로 된 원부자제의 제품사용이 어려워 향후 제기되는 AS문제도 큰 골칫거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경찰청으로부터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은 LED 교통신호등 업체 수가 15개에 달하면서 공개입찰이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발주처가 입찰가의 최저선을 그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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