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보다 연륜’
세계 미디어 업계에 70대 경영자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고희를 넘어선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바이어컴과 뉴스코프가 최근 결산에서 호성적을 거두면서 연륜보다 감각이 중요시되어온 그동안의 업계 분위기를 일축하고 있다.
79세의 섬너 레드스톤과 71세의 루퍼트 머독이 이끌고 있는 바이어컴과 뉴스코프는 다른 미디어 업체들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두드러지는 실적을 올렸다. 바이어컴은 지난해 4분기에 67억8000만달러의 매출과 6억5240만달러(주당 37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3분기 4250만달러(주당 2센트)의 순손실을 냈으나 4분기에는 CBS방송과 MTV네트웍스 등의 광고매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뉴스코프도 지난해 12월 말로 마감한 2회계분기에 46억8000만달러의 매출과 2억3900만달러(주당 18센트)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두 회사의 호조는 최근 들어 젊은 경영자들을 앞세운 미디어 업체들이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 거둔 것이어서 한층 더 눈에 띈다. 특히 이미 과거의 인물이 돼버렸지만 AOL타임워너와 비벤디유니버설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과 장마리 메시에르 회장 등 40대가 이끌던 회사들의 행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또 상대적으로 젊은 편인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60)의 월트디즈니를 압도한다. 월트디즈니는 계열사인 ABC방송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이익이 42% 감소했고 AOL타임워너는 449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비벤디 역시 4분기 매출감소는 물론 전반적인 사업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노년의 CEO는 젊은 경영자들과 달리 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나 무전략적인 사업 확대를 자제하면서 내실위주의 안정적 경영전략을 구사한 것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두 사람은 나이에 따른 유사점이 많다. 우선 사업추진에 여유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대규모 인수를 통한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 레드스톤은 음악방송 MTV네트워크를 통해 음반사업을 벌일 수 있었지만 자제했다. 머독 역시 새로운 미디어인 인터넷 부문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 한때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회사를 살린 탁월한 선택”이란 칭찬을 듣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사업의 핵심을 중국에 두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머독의 스타TV는 중국에서 사업권을 획득, 올해 말부터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며 레드스톤도 MTV를 앞세워 중국을 향한 끊임없는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은 물론 두 기업의 상승세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하지만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레드스톤은 임기가 만료되는 바이어컴의 멜 카마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후임자를 찾아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카마진 정도의 능력자를 찾을 수 있을지 회의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스코프도 중남미와 이탈리아의 위성방송사업을 위해 허송세월을 보냈다. 여기에다 디렉TV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서 위성사업도 용이한 편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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