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상 하이프라자 대표 00258@hiplaza.co.kr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국내 가전시장이 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신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급 가전제품의 수요확대에 힘입어 정보통신산업 다음가는 높은 신장률을 보인 것이다. 드럼세탁기는 18만대로 350%, 디지털TV는 월드컵 특수 등으로 70만대·71.4%의 신장세를 각각 나타냈다. 양문형냉장고·DVD플레이어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올해 시장성장치는 5.7%로 그리 높지 않다. 다행히 디지털가전 시장의 성장, 가격하락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로 타 업종보다 사정이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다.
올해 가전유통 시장은 먼저 사회적 측면에서 북한 핵 협상과 미국-이라크전의 장기화 여부, 새정부의 경제정책, 주 5일 근무제 등이 소비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발전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유통 면에서는 총매출규모가 백화점을 추월한 할인점이 출점 확대를 지속, 연말까지 290개점에 이르면서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권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이다.
전자양판점과 일반대리점은 대형화·고급화로 할인점과의 경쟁을 피하면서 백화점 시장을 대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상반기 t커머스의 시행 등으로 온라인·홈쇼핑채널은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같은 성장세 둔화, 경쟁 격화양상을 보이는 가전유통업계의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먼저 업체별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올들어 백색가전 시장은 저가와 고가 제품의 양극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유입과 고가 디지털가전 제품군의 수입이 동시에 급증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도 컨버전스·네트워킹 제품 출시를 늘리면서 고객 편의성에 초점을 맞출 움직임이다. 따라서 이같은 분위기에 부응하는 발빠른 대처가 시급하다.
당연히 기존의 매스마케팅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회사의 자원은 한정돼 있어 모든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미셸 포터가 그의 저서 ‘경쟁론’에서 “지속 가능한 전략적 포지션은 상쇄관계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던 데서도 이는 잘 나타난다. 결국 세분화된 표적 시장을 정해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한정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둘째,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모든 회사가 고객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고객입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캡제미니어니스트&영의 부사장을 지낸 프레드 크로포드는 “고객은 가장 싼 가격보다 일관성 있는 공정한 가격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리 가전유통업체는 이런 정서를 무시하고 자사의 경쟁논리에 집착해서 가격을 마음대로 흔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10만원에 산 물건이 며칠 후 8만원에 팔린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따라서 단골고객을 겨냥해 합리적인 영업활동을 해야만 미래가 보장되는 유통업을 지속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경영’에서 “소비자 보호운동은 마케팅의 수치”라고 말하면서 고객만족이 미흡해 소비자 보호운동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보호운동을 마케팅의 기회로 삼아 실질적인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수 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셋째, 종업원과 회사가 상호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수요우위 시장에서는 기계처럼 일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지만 공급우위 시장에서는 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업무진행이 중요한 자산이다. 직원은 더 이상 회사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회사와 동등한 ‘친구관계’다. 친구가 진실하게 대하고 믿음을 준다면 본인 또한 그 친구에게 성실하게 대하듯이 회사도 직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회사정책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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