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스트리밍 특허권은 우리 것"

 인터넷 콘텐츠 업계가 최근 미디어 스트리밍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특허권을 주장하는 업체의 등장으로 긴장하고 있다.

 경제 침체로 기업들이 특허 로열티 수입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아카시아미디어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인터넷 방송국, 콘텐츠 제공업체 등에 스트리밍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C넷이 보도했다. 아카시아미디어테크놀로지는 몇몇 분야에 걸쳐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TV 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는 V칩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아카시아의 특허는 대부분의 인터넷 콘텐츠 업계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기술들로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지만 업체들이 빠져 나갈 틈이 없도록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스트리밍 기술에 대해 특허료를 지불하라는 요구에 황당해하다 법률 사항을 검토한 후엔 타협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이 회사는 스트리밍 기술에 관한 포괄적인 특허권을 확립하기 위해 몇년간 꾸준히 노력해 왔다. 자사가 스트리밍 특허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특허의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이들은 특허 변호사들을 고용, 다른 업체들이 가진 특허들을 꾸준히 사들였다.

 아카시아는 정밀한 심사 과정과 특허 구매 과정을 거쳐 5개의 미국 특허와 17개의 국제 특허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들에 특허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콘텐츠 제공업체 등 인터넷 콘텐츠와 관련된 거의 모든 기업들이 대상이 된다.

 아카시아는 처음엔 성인 사이트 업체들에 공문을 보냈고 현재 인터넷 라디오·방송 업체들로도 손을 뻗쳤다. 그러나 아직 AOL, 리얼네트웍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업들과의 충돌은 피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지만 대부분은 아직 버티고 있다. 아카시아는 이 문제들을 결국 법정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특허 소송을 치르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업체들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아카시아는 기대하고 있다. 성인사이트들을 일차 타격 대상으로 삼은 것도 좋은 전략이었다. 영세한 성인업체들은 재판을 진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아카시아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일단 판례가 확정되면 아카시아는 대기업과의 분쟁에서도 더욱 유리해진다.

 그러나 법원은 전에도 과도한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카시아도 위험 부담은 있다. 또 피소된 업체가 아카시아 이전에 다른 기업이 유사 특허를 얻은 적이 있음을 증명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

 아카시아 외에도 통신업체 SBC가 인터넷 웹프레임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는가 하면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장바구니’ 기능, 음악의 다운로드 판매, 웹에 음악 샘플 올리기 등의 널리 쓰이는 기술들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 침체로 로열티 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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