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기지국 임대료 때문에 골머리

 이동전화사업자들이 과도한 기지국 임대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기지국용으로 임대한 건물의 임대료가 과도하게 인상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전화 기지국은 한번 설치되면 이전이 힘들다는 점을 건물주들이 악용하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업자들이 기지국을 옮길 경우 기지국 장비와 기지국 안테나 이전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기지국 설치에 적합한 5∼7층 건물이 주변에 한정돼 있다는 점 때문에 기지국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상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지국을 이전할 경우 이전 비용은 물론 망설계까지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지국 임대계약은 초기계약시 2년, 재계약은 1년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재계약시 건물주가 최소 20∼30%의 인상을, 심한 경우에는 50∼100%까지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재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지국을 옮겨야 하는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특히 특정 기지국 임대료가 과다하게 인상된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타기지국도 연달아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실무담당자는 “기지국 임대료가 과중하게 인상되는 근본 원인은 인위적인 통화품질 경쟁 때문”이라며 “통화품질 평가를 시장에 맡겨 사업자 자율로 개선하도록 하면 기지국 임대료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건물주의 폭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지국 공동사용 등의 방식을 통해 사업자들의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기지국이 설치된 건물의 10∼30평 규모 사무실에는 기지국 장비, 전원장비, 예비용 배터리, 에어컨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건물 옥상에는 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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