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PDP를 접했을 때부터 이 분야에 모든 삶을 쏟아 붓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LG전자 PDP개발실 소진석 책임연구원(41)의 PDP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소진석 책임연구원은 국내 최초 40인치 PDP TV양산 성공, 세계 최초 60인치 PDP개발, 세계 최초 60인치 양산 실시 등 LG전자의 PDP TV개발과 생산의 중심에 항상 자리해 온 PDP의 장인으로 불린다.
LG전자가 PDP를 주력제품으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앞둔 시점이어서 PDP 개발에 처음부터 관여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소 책임연구원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진석 책임연구원은 대학을 졸업하던 지난 88년 LG전자에 입사, 배가 볼록한 CRT TV를 시작으로 TV와 인연을 맺었다. 그가 최첨단 기술이던 PDP TV를 처음 접한 것은 97년 40인치 PDP TV의 전원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면서다. 볼록한 브라운관 TV가 일반적이었던 당시 평평한 화면에 화질까지 뛰어난 PDP를 보고는 마음설레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PDP에 매달려 지내던 99년에는 40인치 PDP TV 양산에 성공하면서 과학기술부로부터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40, 42인치 PDP TV만으로는 일본이 선점하고 있는 PDP시장에서 앞서갈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99년 일본이 시도하지 않는 대형PDP TV의 개발을 자청하고 나섰다. 전원시스템 엔지니어에서 60인치 PDP TV의 개발을 총괄하는 리더로 나서게 된 것이다.
그는 해외시장을 돌며 60인치 대형 필터글래스를 직접 구매하는 등 15∼16명의 팀원들과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국 2000년 10월 세계 최초로 60인치 PDP TV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LG가 세계 최초로 60인치 PDP TV를 만들었다며 미국·일본·프랑스 등 세계를 돌며 전시회에서 PDP TV를 홍보할 때는 그 뿌듯함에 지난 날의 고통이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세계 최초 60인치 PDP TV의 개발로 그는 2001년 LG전자 CU연구개발대상을 수상했다. 올초에는 연구원에서 10명의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 지금껏 쌓아온 PDP에 대한 지식을 나눠 줘야겠다는 생각이다.
리더의 자리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고 연구하는 연구원의 자리가 더 좋다는 그는 강하게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보다는 서로 융화되어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팀을 이끌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PC게임도 배워 신입사원과의 대화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 입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상 남이 하지 않는 것들이 더 하고 싶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40인치 PDP를 개발할 때나 세계 최초로 60인치를 개발할 때, 그리고 그 제품을 전세계시장에 내보낼 때도 항상 새로운 일을 하자는 마음이 컸습니다.”
요즘 소진석 책임연구원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 것인가 하는 데 집중돼 있다.
<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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