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작년에 대부분 사업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상당수 업체들이 연초 매출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제는 연초 매출목표의 70∼80%만 달성해도 괜찮은 사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지난해 시장상황이 극히 안좋은 탓도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로 무리한 사업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초만되면 장밋빛 사업전망을 쏟아내는 업계 분위기에 밀려 최대한 매출목표를 늘려잡고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관행이 일반화되면서 상당수 업체들이 연말이 되면 매출부진에 따른 비난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03년 새해에도 이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은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사업계획이 대부분 발표된 지금 네트워크업계의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 3배씩 늘려잡고 공격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사업실적이 좋은 업체는 물론 사업실적이 극히 부진한 업체들까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물론 지난해 사업실적이 부진했다고 해서 올해도 비약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 비관적인 사업전망보다는 낙관적이고 공격적인 사업목표를 수립,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늘상 주먹구구식으로 사업목표를 수립하고, 무작정 밀어붙이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매출목표를 하향조정하고 시장상황이 너무 안좋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연초만 되면 회사를 홍보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사여구로 치장한 사업목표를 발표하는 관행이 반복될 경우 결국에는 회사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 연말에는 네트워크계 사업실적 발표를 접하면서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을 되새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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