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이`하는 우량株 사볼까

 종합주가지수가 580선을 위협받고 코스닥지수는 연일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털이나 실적 등과는 상관없이 증시 분위기와 돌발변수에 휩쓸려 주가가 크게 떨어진 낙폭과대 우량주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이라크전쟁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 유가급등 조짐, 환율악화 등의 복합 악재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그동안 시장 분위기에 밀려 낙폭이 컸던 거래소·코스닥 우량주들의 저가메리트는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하락세가 깊어질수록 개별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대응을 권고하면서 바닥권 확인 뒤 찾아올 반등장에 대비한 투자관점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거래소선 SK텔레콤, 삼성전기 등이 대표적=SK텔레콤은 연초 KT와의 성공적인 주식맞교환과 5%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양호한 주가흐름을 견지해왔지만 지난주 후반에 터진 올해 설비투자계획 사태로 인해 2주간 주가가 무려 2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하지만 SK텔레콤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

 29일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번호제도 변경 등 악재가 터졌지만 현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양호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무선인터넷 및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고해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메리트는 더욱 커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3%의 자사주 매입이 계획돼 있으며 잉여현금 활용방향을 규제 방어에서 주주가치 제고쪽으로 선회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도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12월 3일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을 찍은 뒤 현재 주가가 32% 이상 급락했다. 20일 이격도도 88을 웃돌고 있다.

 최근 한국투신증권은 “환율하락,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부문의 적자지속 등 악조건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삼성전기의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지금이 저가매수의 호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투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이밖에 삼보컴퓨터, 팬택, 대한전선, 한국전기초자, 아남반도체 등이 낙폭과대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코스닥에선 LG마이크론, 더존디지털웨어 주목=LG마이크론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붕괴에 휩쓸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 종목으로 꼽힌다.

 29일 키움닷컴증권이 분석한 코스닥 낙폭과대주 분석자료에 따르면 LG마이크론의 현재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가 대비 19.8%나 하락해 있다. 20일 이격도도 88이나 된다. 키움닷컴측이 이날 선정, 발표한 코스닥 낙폭과대 관심종목군 중 LG마이크론은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전옥희 키움닷컴 연구원은 “TFT LCD의 가격하락 추세 등을 고려할 때 LG마이크론의 2002년 실적은 놀라운 것”이라며 “지수와의 연동성도 크지 않은데 시장흐름을 벗어나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더존디지털웨어는 지난해 뉴소프트기술과의 합병 불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며 과매도 상황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KGI증권에 따르면 더존디지털웨어의 20일 이격도는 85에 육박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더존디지털웨어가 지난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대비 주가하락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더존디지털웨어의 PER가 대부분의 코스닥 소프트웨어종목보다 낮은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도 평가절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인탑스, 피앤텔, 백산OPC, 테크노세미켐, 대진디엠피, 태산엘시디 등이 코스닥 단기낙폭 과대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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