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고 반도체장비 수출 주력

 중고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이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중고 생산장비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생산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중국이 이들 중고 장비의 주요 수요처가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최근 세계 중고 반도체 장비 시장이 3000억엔 규모로 확대됨에 따라 이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제품 장비 영업에 집중하던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중고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 반도체 업계는 구조조정을 위한 통폐합을 추진 중이고 설비 투자도 줄이고 있어 장비 업체들이 중고 장비의 판매에 더욱 적극적이다.

 도쿄일렉트론은 자사의 중고 장비를 재매입해 수입 업체의 상황에 맞게 수리·개조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하이의 현지 대리점과 협력,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두고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 도쿄일렉트론이 1999년 설립한 중고 장비 판매 회사는 현재 연간 10억엔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3∼5년 사이에 300억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히타치 하이테크는 중고 장비 사업을 수리·보수 자회사와 통합시켜 역량 강화를 꾀한다. 반도체 검사장비나 차세대 식각장치 등의 제품별로 별도의 팀을 구성, 주문 수주에서 설치까지 전담하게 한다.

 울박도 중고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부를 최근 설립했다. 울박은 자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제품도 취급할 예정이며 내년 매출이 올해의 5배인 100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이렇게 중고 장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중국을 중심으로 확실한 수요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업계는 세계 선도 업체들보다 2세대 이상 뒤처진 장비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고 장비의 수요가 크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지역엔 반도체 공장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중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인 SMIC는 상하이 생산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베이징에 새 공장을 건설 중이다. TSMC 역시 10억달러 규모의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한 관계자는 “중국 생산라인의 반 정도가 중고이며 중고 장비를 취급하지 않으면 중국 시장의 요구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중고 반도체 장비 중개 및 매매 회사들도 중국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텍은 오는 2월 상하이에 사무소를 열고 여름에 정비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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