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망 상호접속료 `뜨거운 감자`

　이동전화번호 정책 개편으로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동망 상호접속료 재조정 문제가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이동전화사업자들과 KT 등은 지난해 4월 정해진 SK텔레콤의 상호접속료율이 실제 원가보다 높게 산정됐다며 이동망 상호접속료를 재조정해달라는 정책건의문을 준비중이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지난해 개정된 상호접속료율은 SK텔레콤의 원가보다 과도하게 높게 정해져 통신시장 유효경쟁 조성을 위해 재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발사업자들은 올해 적용되는 상호접속료율의 경우 지난 2001년 원가기준으로 재산정, 사업자별로 원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과도한 초과이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장기증분원가방식(LRIC) 도입은 아직은 무리가 따른다”며 “우선 현실에 맞는 접속료 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발사업자들은 번호이동성 시차제 적용만으로는 비대칭 규제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정책건의문 등을 통해 상호접속료 개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접속료 재산정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SK텔레콤의 접속료율을 삭감하기 위한 재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선후발사업자간 접속료율 차이는 7% 정도”라며 “국내에서 선후발사업자간 접속료율 격차는 최소 17%에서 최대 29%로 후발사업자들이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측은 현재도 1년에 900억원 이상의 접속료 수익을 KTF측에 제공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지원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는 아직은 재개정 여부를 검토중이라는 원칙적인 입장만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한 번호정책이 특정사업자 봐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진행되고 있어 접속료 재산정은 정통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개정된 접속료율이 2년간 시행하기로 한 것이어서 이번에 재개정할 경우 정책의 일관성 부분에서 또다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접속료율 재산정 여부를 놓고 통신업계에서 또다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통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을 통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원가를 계산하고 있으며 결과를 보고 재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