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증시…어디로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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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기 실적발표, 지정학적 위험, 수급악화 등 갖가지 변수가 혼재하면서 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향후 이같은 변수들이 어떻게 해소될지에 관해 관심을 집중하면서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를 분석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은 ‘곳곳이 지뢰밭’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불확실성 요인들이 잠복해 있다. 이에 따라 증시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박스권에 갇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며,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지정학적 위험, 수급동향 등 지수의 추세를 결정할 변수들을 점검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하고 있는데다 이에 대한 분석도 엇갈려 투자자들은 이만저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각각의 재료들이 앞으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어떤 흐름을 보일 때 매수에 나설지에 대해 숙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기업 실적으로 관심 이동=작년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주가의 ‘출렁거림’도 심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여서 개별 기업의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발표된 지난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자 장중 한때 급락했으나,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등락 끝에 소폭 상승세로 마감됐다. 하루 동안에도 개별 기업 실적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요동을 치는 것.

 결국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내 증시의 관심은 다시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술주들은 계절적 효과로 작년 4분기 실적이 전망치와 부합하거나 상회했으나, 시장반응은 미흡한 상태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IT산업의 비수기로 실적을 낙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작년 4분기의 긍정적인 실적발표가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좁은 범위내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위험 점차 해소될 듯=미·이라크 전쟁, 북핵문제의 장기화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험요소들은 원유가격 급등과 달러 약세, 수급악화 등을 초래하고 있다.

 신흥증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와 유가 및 환율 변수와의 상관관계는 그동안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증시상황에 따라 두 변수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지금처럼 증시가 방향을 찾지 못하는데다 지정학적 위험까지 부각된 상황에서는 두 변수가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신흥증권의 분석이다.

 지정학적 위험은 증시 수급여건도 악화시키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시중 금융기관의 단기성 자금과 투신권의 MMF, 그리고 채권시장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험이 점차 해소되는 것으로 판단, 증시여건도 점차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은 우선 당장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모두 단기적 이벤트이거나 그 파장이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라크 전쟁이 실제 발발하거나 북한과 미국간의 협상이 개시되고, 다음달 신정부가 출범하면 해소될 수 있는 요인으로 1분기중에 악화된 여건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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