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쌍두마차인 SK텔레콤과 KT의 기업가치를 논할 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현금배당 등으로 표출되는 주주가치 증대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이 종전과 달리 주가 및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주주가치 증대 경영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그렇다면 앞으로 SK텔레콤과 KT가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이익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은 14일 발표한 ‘올해가 SK텔레콤·KT의 주주이익 환경이 진일보하는 원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양사가 창출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활용가능한 이익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산출했다.
분석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올해 FCF 예상규모는 각각 1조7300억원과 9444억원에 달한다. KT의 현금창출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VDSL 서비스 확대를 위해 광케이블을 깔아야 하는 등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내년 양사의 현금창출 능력은 올해보다 더욱 커져 SK텔레콤의 예상FCF가 무려 2조360억원에 달하고 KT도 1조75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SK텔레콤이 최고경영자가 언급한 대로 연간 발생 잉여현금의 30% 가량을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투입한다면 내년 이 분야 지출은 6000억원에 이른다. 정 연구원은 “한 기업이 영업활동 등을 통해 남긴 현금성 이익 중 연간 6000억원을 주주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민영 KT의 주주가치 노력도 SK텔레콤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 소각했던 것처럼 KT는 주주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는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연간 창출되는 FCF가 SK텔레콤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실제 주주가치 증대에 쓰여지는 금액은 SK텔레콤의 경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게 정 연구원의 예상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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