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음반사, "올해는 전속가수 키운다"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라!’

 음반시장이 형성된 이래 최악의 위기를 걷고 있는 음반업계에 떨어진 지상과제다. 이 때문인지 CEO는 물론이고 음반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화두는 ‘어떻게 하면 시장을 원상복귀시킬 것인가’다. 그렇다고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의 한 사장은 “어제도 새벽 3시까지 업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지만 특별한 해답이 없다”며 “답도 없는 질문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도 이제는 지겨울 정도”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로 심경을 토로했다.

 이렇게 음반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절치부심한 가운데, 일부 음반사들은 나름의 해법을 찾고 매진할 계획이어서 그나마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 주인공은 YBM서울음반·도레미미디어·웅진코웨이개발. 올 사업방침을 전속가수에 대한 비중을 강화하는 것으로 확정하고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금까지 PD Making(마이킨)을 통해 음반기획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음반제작 및 유통에 전력해온 회사라는 점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방향선회다.

 그렇다면 이들이 전속사업을 통해서 사업역량을 확대키로 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콘텐츠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한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업계에서는 음반판매만으로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양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올해라고 음반시장이 회생될 것 같지 않은 데다, mp3와 같은 디지털음악의 불법 유통시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따라서 음반판매 이외에 모바일이나 인터넷, 캐릭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원천자원인 전속가수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YBM서울음반의 문기연 팀장도 “앞으로 음반시장은 음반판매보다는 음반의 부가수익이 크게 좌우할 것”이라며 “원소스 멀티유즈를 위해 음반사에서도 콘텐츠 확보 경쟁이 일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도 음반사의 전속사업 강화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다.

 PD Making의 경우 소규모 음반 기획사가 제작하는 음반의 30% 가량을 제작사에서 투자(선지급)하는 것이 원칙. 하지만 최근에 음반판매가 저조해지면서는 투자금을 회수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음반 판매량이 예년의 5분의 1로 줄었으니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이 때문에 ‘어차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직접 전속가수를 키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음반사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간 PD Making에 주력하던 도레미미디어(대표 박남성)의 경우 신인가수 3팀 정도를 전속가수로 양성할 계획이다. 김종환·박학기·드렁큰타이거·MCK 4팀에 이어 총 7팀을 보유, 음반사 내에서도 막강파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도레미미디어는 전속가수를 토대로 연예 매니지먼트 및 외주사업으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전속사업에 진출하는 YBM서울음반(대표 함용일)도 총 3팀을 발굴,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이 분야에서 거둬들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인력을 배치해 음악성이 뛰어난 신인 발굴에 나서는 한편, 전속가수 및 음악을 이용한 부가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이동통신회사와도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이외 웅진코웨이개발(대표 박용선)도 전속사업에 나선다. 지금까지 음반제작 및 도매사업에 주력해 왔으나 전방위적인 음반제작사로 면모를 갖추고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속사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한 것.

 이 회사는 도매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판별력이 있는 만큼 전속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전속사업 강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덩치 큰 회사에서 전속을 늘임으로써 중소 전문 기획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개연성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그만큼 투자가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반사로서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위험분산 효과를, 음반산업으로서는 다양한 신인가수의 등용문을 넓혀 장르의 다양화도 동시에 시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어 동종업계에 귀감이 될 전망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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