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TFT LCD 1위 놓고 물밑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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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중대형(10.4인치 이상)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부문 세계 1위 기준을 놓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필립스측이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근거로 이번 4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라이벌 삼성전자를 1.5%포인트 가량 제치고 TFT LCD 시장점유율 면에서 세계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자, 삼성측이 ‘연간기준’으로는 삼성이 앞선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

 삼성측은 LG가 비록 5세대 라인 가동이 반년 이상 앞선데다 기판 투입량이 월 4만장 가량 많아 4분기 1위는 인정한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시장점유율)은 0.6%포인트, 생산량은 0.9%포인트 등의 차이로 LG를 제치고 세계시장 5연패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삼성은 특히 “생산능력·생산량·출하량·매출 등 양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누가 수익을 더 많이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수익성 면에서는 세계 어느 업체와 비교해도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LG측의 생각은 다르다. 삼성이 금융비용이 적고, 내부수요(캡티브 마켓) 비중이 높은 점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현재까지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내년부터 질적 성장에 주력, 명실상부한 1위를 달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측은 특히 “LCD시장은 아직 도약기여서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누가 시장을 선점, 시장지배력을 높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LG와 삼성의 이같은 자존심을 건 1위 싸움은 내년에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세대에서 기선을 제압, 분기별 1위를 탈환한 LG가 내년 이후에도 ‘수성’을 자신하는 반면, 삼성은 5세대 정상궤도 진입(램프업)에 가속도를 붙여 내년 2분기에 ‘재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LG와 삼성의 하나뿐인 ‘지존싸움’은 적지않은 상승효과를 내며 한국 TFT LCD 산업의 대외적인 위상을 더욱 높인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이다. 한국은 이미 4분기에 2위 대만과의 격차를 6%포인트 이상 벌리며 세계시장 점유율 40%대를 회복했으며, 내년에는 5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