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처럼 좋은 반응을 보일지는 몰랐습니다. 한국 3D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극장용 창작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을 지난달 28일 모스크바 등 러시아 22개 도시에서 동시 개봉해 관객선호도 3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빅필름의 권재성 사장 겸 총제작자(37)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만큼 어느정도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서 우려도 많았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엘리시움은 지난 98년 기획에 들어가 4년여 동안 제작된 빅필름의 첫번째 작품으로 특히 아시아권 국가에서 제작된 3D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해외에 상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권 사장은 “러시아 배급을 맡은 루시코를 비롯해 이미 상당수 해외배급사들이 그래픽 등 영화 전반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특히 3D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로봇이 등장하는 액션물인데다가 동양과 서양문화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호평을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러시아 개봉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이탈리아·스위스·모로코 그리고 내년 1월과 2월에는 프랑스와 태국 극장가에 걸릴 예정이다. 또한 내년 여름에는 미국과 일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이 시점에 국내에서도 개봉된다.
“이미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10여개국과 현지 상영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배급사들도 작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계약조건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 입니다.”
권 사장은 빅필름을 비롯해 국내 3D애니메이션업체들의 제작능력이 뛰어나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엘리시움의 경우 순수제작비가 50억원 정도가 소요됐지만 외국의 투자배급사들은 족히 1000억원 가량은 들었을 것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이런 뛰어난 제작능력에 기획력을 겸비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강국이 되는 것도 결코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권 사장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많은 작품을 제작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3D애니메이션 업체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다.
“엘리시움은 첫 번째 작품이어서 제작기간이 무려 4년이나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제작 파이프라인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는 2년에 한번씩 장편애니메이션을 자체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며 아울러 국내외업체와 비디오전용애니메이션(OVA), TV시리즈 등을 공동으로 제작해 매년 출시할 계획입니다.”
<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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