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제조물책임(PL)법에 대처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정비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높다. PL법 시행에 따라 전사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서면서도 정보시스템 차원의 구체적 방안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특히 업무문서 대부문이 전산화돼 있는 데다 통합시스템 구축 등으로 업무 프로세스가 정보시스템과 직접 연관돼 가는 최근 추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PL법이 제약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미국에서는 의약품의 경우 의사나 약사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제조업체에 징벌적 배상책임을 지우고 있으며, 로빈스사처럼 100년 이상된 기업도 결국 배상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PL법 대응방안으로 정보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기 위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PL법 적용이 예상돼 미국처럼 대형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으나 기업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보험가입 등 대책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제약사 정보시스템실장 모임인 제약정보지식협의회(PIKA)의 이태영 회장은 “대다수 제약사들이 정보시스템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오라클의 강성진 팀장은 “제약사들이 출하데이터 보유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당분간 큰 피해는 없겠지만 반품제품의 출고처 파악 등 구체적인 데이터가 요구될 경우 현시스템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모든 프로세스를 일목요연하게 통합관리하면서도 실시간으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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