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핸드폰 요금 인하 신중해야

 지난 1월에 이어 또 휴대폰 이용요금이 인하된다는 사실을 접했다. 2003년 1월 1일부터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이용요금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민단체와 일반이용자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데 따라 소폭이나마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금인하가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통신비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수준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반가운 일이다. 매번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생각하면 통신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그러나 정보통신부나 이동통신사업자·소비자단체 모두 시기상 신중하고 정확한 결정이었는지 의문이 된다. 단순히 표면적으로는 이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도 있다. 011 요금의 경우 인하되는 가격은 표준요금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얻게 되는 혜택은 한달 2200원 정도고, 연간 2만6000원 정도라고 한다. 한달에 2200원, 1년에 2만6000원의 요금이 줄어든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얼마나 될까.

 한달에 2200원으로는 자장면 한 그릇도 못사먹는다. 이 정도의 요금은 불필요한 통화를 줄이거나 이용자가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함으로써 충분히 절약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견해에서 볼 때 요금인하 대신 그 자금을 정보통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 이용한다면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간 1명당 2만6000원씩 3200만명의 휴대폰 소비자가 투자를 한다고 계산하면 7800억원 정도의 돈이 모이게 된다. 이 자금이 벤처투자로 돌아가면 수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든 요즘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또한 요금인하 대신 그 자금을 정보통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5년 뒤, 10년 뒤에 우리나라가 수출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지금은 투자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단체도 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큰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규동 서울 송파구 문정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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