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원회는 소프트웨어 시장 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 운영시스템의 지배력을 이동전화 소프트웨어 시장으로까지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에 근거,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새로운 독점금지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 대변인 아멜리아 토레스(Amelia Torres)는 “아직 이동전화 업체들로부터 어떠한 불만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유럽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새로운 조사를 착수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하지만 유럽위원회의 한 고위 고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동전화 소프트웨어 시장을 점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동전화는 유럽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동전화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윈도 힘을 이용할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의 한 주요 이동전화 제조업체 대표 법률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동전화 시장에서도 컴퓨터 산업과 같은 방법으로 마케팅을 할 것”이라며 “또한 이동전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체들도 위협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전략이 성공한다면 MS의 기준에 의해서 작동되는 이동전화가 필요하게 된다”며 “이동전화 업체들이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동전화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실패한다면 닷넷 전략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 전략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패스포트라고 불리는 인증시스템을 부여해 마이크로시스템과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로 연계되도록 하고 있다. 패스포트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신원을 증명한 후 네티즌들이 전자메일·온라인게임·전자상거래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이 본격화되면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을 이동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아직 유럽위원회에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하지 않았다고 브뤼셀에 있는 한 노키아 법률 고문은 밝혔다. 그는 “양사가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서 갈등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 기사에서 “유럽 회사들이 이미 이동전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개입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유럽위원회에 고소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유럽 이동전화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용 전자메일 소프트웨어인 ‘타이테니엄(Titanium)’을 문제삼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유럽 업체들은 티타니움이 경쟁사의 하드웨어보다 윈도기반 무선 하드웨어에 잘 연결되도록 하는 코드를 지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오렌지는 영국 내에서 윈도를 기본 소프트웨어로 하는 ‘오렌지 SPV’를 선보였지만 지난주 노키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영국 전화제조업체 센도(Sendo)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센도에 소규모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터라 더욱 충격이 컸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새로운 정밀조사가 이뤄진다고 해도 컴퓨터시장 독점과 관련된 현재의 소송이 완결되기 전까지는 시작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소송은 별개의 것이다. 하나는 소프트웨어 경쟁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의해 제기된 소송으로 윈도 운용시스템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악용에 대한 것이며, 두 번째는 윈도2000에 특별히 중점을 둔 것으로 유럽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컴퓨터 운용시스템 시장의 지배력을 로엔드 서버시스템 시장에까지 확장하기 위한 불법적 관행을 저질렀다는 독점금지법 위반에 대한 소송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2000에 있는 미디어 플레이어 소프트웨어와 같은 미들웨어 기능 등도 고소를 당한 상태다. 위원회는 내년 초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인데, 올해 말 예비 판정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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