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휴대형 저장장치가 필요한 디지털카메라, USB 플래시 드라이버, 3세대 휴대폰 등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저가·대용량의 낸드(Nand·데이터저장)형 플래시메모리가 연간 100%에 육박하는 성장세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노어(Nor·코드저장)형 제품군의 입지를 크게 흔들고 있다.
이에 따라 낸드형의 매출비중이 지난해 15%에서 올해에는 30%에 육박, 그동안 낸드형 제품에 주력해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노어형 제품군을 바탕으로 시장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텔과 AMD를 바짝 추격, 순위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약 3억7000만달러의 매출로 업계 순위 8위에 그친 삼성전자는 올해 12억달러의 매출로 인텔에 이어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미디어 카드에서 콤팩트플래시·메모리스틱·XD카드 등으로 지원제품을 다양화하고, 소니·올림퍼스 등 외국 전자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하면서 연간 300%에 이르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USB 플래시 드라이버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평균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낸드형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도시바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0% 증가한 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샌디스크와 합작사를 설립, 시장에 공동 대응하고 있는 이 회사는 D램사업 철수로 입은 부족분을 플래시메모리시장에서 만회하는 한편, 내년에는 생산량을 늘려 업계의 2위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삼성·도시바의 공세가 거세지자 인텔과 AMD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인텔은 무선통신용 CPU ‘엑스스케일’을 기반으로 플래시메모리·베이스밴드를 통합한 종합솔루션으로 후발 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며 AMD는 노어형과 낸드형 기술을 접목한 ‘미러비트’로 수성대책을 마련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우선 공략대상이 되고 있는 AMD는 최근 이안 윌리엄스 본사 메모리그룹 부사장 등 경영진이 대거 방한해 ‘미러비트’에 대한 마케팅을 벌였으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단말기업체와 휴대정보기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윌리엄스 AMD 부사장은 “올들어 매 분기의 매출 성장세가 20%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AMD의 순위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전문가들은 “대용량 휴대형 저장장치의 보급 확산으로 플래시메모리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업체들의 순위향배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기준인 비트당 공급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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