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 2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한강변을 달려보자. 석양이 드리워진 강물을 옆에 끼고 인라인 스케이트로 달리는 맛은 하루 혹은 일주일동안 쌓인 피로를 한방에 날리기에 충분하다. ‘젊음’이란 코드로 채색돼 있는 만큼 새롭게 도전할 만한 운동으로도 으뜸이다. 이 때문에 온오프라인상에 우후죽순으로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가 생기고 있다. 주말마다 전국 사방에서 달리는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모습은 지나가는 뭇대중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전자상거래를 총괄하는 대표적인 기관인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한국전자거래협회에도 인라인 스케이트 마니아가 있다. 구현도씨와 엄태범씨가 바로 그 주인공. 전자상거래란 새로운 영역을 헤치고 가는 것과 올해 무섭게 떠오른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것은 ‘도전’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 구현도 연구원(28)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은 지 벌써 2년이 넘어가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 혼자 올라왔던 구 연구원은 주말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인라인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어느 새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꼭 타야 하는 습관으로 바뀌었다. 구 연구원은 전자거래진흥원에서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 교육사업을 담당한다. 39개 ECRC 지정기관을 총괄해 교육 커리큘럼 개발, 교재개발, 강사 확보, 교육 수익사업 개발 등을 맡아 바쁘지만 빼놓지 않는 게 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퇴근 후에는 한강고수부지로, 주말에는 미사리로 차를 몬다. 차에 항상 보관하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꺼내 신기만 하면 어느 새 땀에 흠뻑 젖는다.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한 이후의 즐거움, 그것이 바로 운동이 보약임을 알 수 있답니다.”

 구 연구원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시작하는데 망설이는 사람에게 ‘피곤할까봐, 다칠까봐’ 등 고민 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과 더불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전자거래협회 엄태범 연구원(28)은 올 봄 사내 인라인 스케이트 동아리가 만들어지자 바로 가입했다. 그의 역할은 국내 e비즈니스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산업부문 B2B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에 대한 총괄 관리 및 운영, 사업기획을 담당하는 것이다. 일이 까다로운 만큼 쌓이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해질녘 한강변과 올림픽공원의 잔잔한 경치를 즐긴다. 샐러리맨으로서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업무 후의 술자리 등에서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는 인라인 스케이트가 최고라고 칭송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것보다 인라인 스케이트 한시간을 타는 것이 낫답니다. 달리는 것보다 70% 이상 운동량이 높다고 하네요.” 그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혼자하기 힘들면 동호회 가입 등을 통해 동기부여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사실 구 연구원과 엄 연구원은 둘 다 사계절 특성에 맞는 스포츠를 모두 소화해내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어느 새 바람이 차가워 실내운동이나 겨울철 운동인 스노보드를 타야 할 때가 돼 기쁘지만 한켠에서는 트렁크에 자리잡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계속 꺼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추워지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타기 위해 오늘도 한강변으로 차를 돌린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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