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수요가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 좀처럼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 하락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말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계속했던 TFT LCD 가격의 상승세 반전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최대 PC시장인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성탄절로 이어지는 연말특수의 영향으로 TFT LCD 수요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만의 주요 업체들을 시작으로 가격인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대만경제일보는 최근 이와 관련, 대만 2위의 TFT LCD 업체 청화픽처튜브(CPT)가 수급압박을 이유로 개당 175달러까지 떨어진 모니터용 15인치 모듈 가격을 다음달부터 180달러로 2.8%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대만 최대 TFT LCD 업체인 AUO는 다음달 공급가격을 현재보다 3달러(2%) 정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가격인상 움직임이 대만의 후발업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의 TFT LCD 수요증가는 계절적인 요인과 그동안 가격폭락에 따른 최종 사용자들의 부담 감소가 겹친 결과란 점에서 삼성전자·LG필립스 등 세계 1∼2위인 국내업체들은 가격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이같은 흐름이 업계 전반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수요가 완전히 되살아나 가격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올초 지나친 가격상승으로 사용자들이 대거 브라운관(CRT)으로 돌아서 끝내는 가격폭락 사태로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인상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소폭 인하하는 것이 장기적인 수요진작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LG필립스측도 “통상적으로 추사감사절에서 성탄절로 이어지는 LCD업종의 연말특수가 피크에 달하는 시점은 11월이며, 12월에는 오히려 수요가 약간 줄어든다”면서 “더욱이 내년 1분기 세계 경기가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즉, 최근 수요가 회복된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적인 LCD 수급상황을 종합해볼 때 가격인상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가격인상 요인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3∼4분기 실적악화로 인해 5세대 등 설비투자용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일부 대만업체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가격인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동안 가격폭락의 원인이 ‘수급역전’이라는 시장상황과 함께 삼성·LG·AUO 등 선발업체들이 한국·일본·대만의 후발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헤게모니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가격이 6개월만에 총체적 상승세를 반전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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