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HP…”
휴렛패커드(HP)와 합병하기 전 컴팩컴퓨터의 최고 경영자(CEO)를 지냈던 마이클 카펠라스 HP 사장이 결국 HP를 떠난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카펠라스 HP 사장이 법정 관리를 받고 있는 대형 통신기업 월드컴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HP는 이날 카펠라스가 회사를 떠난다고 확인하면서 “그가 다른 직업적 경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사장은 임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월드컴 이사회가 카펠라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비공식적으로 카펠라스를 최고경영자로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카펠라스는 퇴진한 존 시그모어의 뒤를 이어 월드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카펠라스 외에 XO 커뮤니케이션스의 댄 아커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 벨 사우스의 개리 포시 부회장, 그리고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한 명 등을 포함해 4명이 월드컴 사령탑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서 “카펠라스가 최종 낙점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카펠라스가 월드컴으로 옮길 경우 그의 강력한 추진력이 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지난 7월 22일 파산보호를 신청해 법정 관리를 받고 있는 월드컴은 내년 중반께 회생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카펠라스의 ‘HP 떠남’은 HP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펠라스의 사장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HP 주식은 폭락했다. 애널리스트들도 HP의 영향에 대해 부정적인데, 메릴 린치의 스티븐 밀루노비치 연구원은 “카펠라스가 그간 HP 경영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쳤다”면서 “투자가들은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방대한 HP를 카펠라스 없이 혼자 제대로 이끌어갈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펠라스는 그간 “한번 CEO는 영원한 CEO다”면서 사석이나 공개석상에서 공공연히 CEO에 관심 있음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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