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초고속 정보 사회

◆장병수 KT서비스개발연구소 BM개발팀장(bschang@kt.co.kr) 

 최근 세계 각국의 IT 서비스 관련 기업들이 초고속통신서비스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통신서비스는 상용화된지 불과 4년 만인 2002년 8월 말 현재 전체 1450만 가구의 68%에 해당하는 981만 가구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인구대비 이용자 수준 공히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는 사이버 코리아(Cyber Korea) 21프로젝트를 통해 2Mbps 이상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것을 초고속통신서비스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하는 기술로는 xDSL, 케이블모뎀 등이 있다. xDSL 접속서비스의 경우 초기에는 2Mbps에서 8Mbps 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나 지금은 20Mbps까지 서비스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와 같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급성장에는 아파트를 중심으로한 고밀도의 거주형태와 선진화된 통신서비스 기술 등 기술·환경적인 요인들이 크게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정보사회 인프라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 및 의지가 서비스 보급확대의 요인으로 손꼽힐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향후 농어촌과 같이 수익성이 낮은 지역까지 초고속통신서비스를 확대해 전국 어디에서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2.3㎓ 주파수대역을 이용한 무선초고속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것은 유선에 이어 무선을 통한 초고속통신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정부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보유한 초고속통신인프라의 효용성을 보다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부의 노력이 추가로 요구된다.

 먼저 유선 통신채널의 사용주파수 통일문제다. 통신서비스분야는 방송과 마찬가지로 장비 및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산업의 특성상, 주파수의 표준안을 정립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장비 및 서비스의 호환성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이미 알고있는 바와 같이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의 경우 방송국별로 채널을 할당해 장비와 방송서비스의 호환을 보장하고 있고, 무선주파수의 경우 국가적 자원으로 생각하여 일정한 영역을 나누어 통신사업자에 할당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선 가입자망을 통한 xDSL서비스의 경우에도 가입자 선로에서 음성 및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채널 주파수의 표준안을 마련하고 이를 권고하여 가입자망의 송·수신 주파수를 통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장비들간 호환성을 확보함으로써 수출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통신서비스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뿐만 아니라 전력선통신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도 정부에서 권고하여 기술개발에 활력을 가속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초고속통신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여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로 정착해야 내실있는 초고속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의 하드웨어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이를 아직 사회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로는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이 불건전한 정보와 비생산적인 정보의 유통경로로 주로 이용될 경우의 폐혜도 사회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 및 정부에서 스팸메일 규제를 위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스팸메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이미 민간차원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준을 넘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층에까지도 무차별적으로 발송되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성인광고 및 스팸메일에 대하여 보다 강력한 규제를 펼쳐 인터넷이 보다 건전한 정보의 유통경로가 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전자메일 가입자 정보를 활용하여 최소한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불건전한 성인광고의 배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최근 통신산업은 수익모델 부재라는 세계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산업 이해당사자들간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미 보유한 초고속통신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및 서비스의 발굴이 필요하다. 이는 사업자들간 협력으로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이루어 나가야 될 것이다. 이러한 경쟁과 협력과정이 위에서 언급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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