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가 동일 제품의 프린터를 미국에서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가격을 책정,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자 일부 제품을 조기 단종하고 일부는 가격인하를 검토하는 등 가격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지난 9월 출시한 프린터인 레이저젯 2500시리즈 3종이 미국 시판가보다 40% 이상 높게 책정해 시판에 나섰으나 소비자의 불만과 판매에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HP는 당시 2500시리즈 중 최하기종인 2500L의 소비자가를 190만원(VAT 포함)원으로 책정했으나 동일 제품의 미국 시판가는 999달러(130만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중급기종인 2500의 경우 미국에서는 1199달러(155만8000원)인 반면 국내에서는 이보다 80만원 가량 비싼 239만원이며 고급기종인 2500N은 각각 1499달러(194만9000원)와 이보다 100만원 높은 293만2000원이다. 이들 세 기종의 한국소비자가는 미국 시판가보다 40%에서 50% 이상 비싼 가격이다.
이처럼 동일제품이 국내에서 미국보다 최하 6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이나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관계자들은 부가세 10%와 긴 AS기간을 고려하더라도 미국보다 20% 정도 비싸다면 이해가 가지만 40% 이상 높게 책정한 것은 쉽게 이해가 안간다는 입장이다. 이들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국 시장가격이 미국보다 20∼30% 정도 높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그러나 40% 이상이나 비싸게 책정한 것은 통상적인 가격차를 뛰어넘은 것으로 HP의 가격책정에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HP는 캐나다시장에 2500을 1950달러(153만3000원), 2500N을 2463달러(193만5000원)로 미국시장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HP는 “미국은 AS기간이 90일인 반면 한국은 이보다 8배나 긴 2년이고 미국은 VAT 별도 가격이지만 한국은 VAT 포함가격”이라며 “이 점을 고려하면 비록 초기 구입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AS 편의를 고려하면 결코 높은 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HP는 국내 소비자들과 관계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판매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최근 2500L을 조기 단종했으며 나머지 두 기종에 대해서는 가격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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