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거친 메모리 가격 추가 상승 가능할까

 가파른 상승세 이후 주춤했던 D램 아시아현물가격이 다시 급등했다.

 최근 수요가 늘면서 시장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은 지난 9월 26일 이후 한달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오다 금주들어 보합세로 안정되기도 했지만 31일 오후장에서 다시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틀간의 숨고르기 이후 재차 상승무드를 탄 최근의 D램 가격추이를 두고 업계에선 ‘오를 만큼 올랐다’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식의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DDR SD램 얼마나 올랐나=최근 SD램의 아시아현물가격이 급등한 데는 일본 엘피다메모리와 미쓰비시, 대만 파워칩세미컨덕터간 D램 사업통합 소식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SD램과 DDR SD램 모두 가격상승의 기류를 탔다. 이중 DDR SD램은 폭등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6일 2.90∼3.20달러(평균가 3.00달러)이던 DDR 128Mb(16M×8 266㎒) SD램은 31일 4.15∼4.40달러(평균가 4.31달러)로 급등, 연중 최고가로 올라섰다. 한달만에 44%나 올랐다.

 DDR 256Mb(32M×8 266㎒) SD램 역시 9월 26일 6.25∼6.50달러(평균가 6.30달러)에서 31일 오후장에서 8.25∼8.70달러(평균가 8.56달러)로 뛰어 오르며 평균가격 기준으로 올들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3월 4일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달간 인상률은 36%.

 128Mb(16M×8 133㎒) SD램과 256Mb(32M×8 133㎒) SD램은 DDR SD램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기간 각각 20%와 28%가 올랐다.

 ◇오를 만큼 올랐다=‘오를 만큼 올랐다’는 주장은 주로 시장분석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가격 추가상승의 모티브가 부족하고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아 11월 중순 또는 12월 초순 이후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다.

 최근 한달간 D램 가격의 오름세는 DDR SD램이 이끌어 왔고 DDR SD램이 오른 것은 공급물량 부족에 기인했지만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가 11월 중순 이후 기술적 한계를 극복, DDR 256Mb 제품의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희소성에 의한 가격상승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및 겨울방학을 대비한 D램 특수가 이달 중순께 사라질 전망이고 전세계 경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10월 79.4로 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다.

 ◇추가 상승 가능하다=이와 반대로 메모리 제조업계는 최소한 연말까지는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주기판 공급량이 최근 수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데 이어 10월에도 당초 전망치 7%를 웃돈 10%대에 이를 전망이어서 특수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및 겨울방학 특수와 관련해 4분기 초 가격이 상승하다 11월 말께 하향곡선을 그리던 과거의 D램 시장동향은 PC업체들의 재고보유량 축소전략, 필요물량 즉시 구매전략에 따라 12월까지 지속상승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이번주 한국을 방문한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사장이 “4년 전 팔린 PC가 2억대에 달하며 교체시기가 임박했다”고 밝힌 것도 D램 가격 추가상승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예고되는 미국의 대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IT경기 회복이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정세분석가들의 전망은 크리스마스 특수 이후 1분기 추가 특수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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