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장비업체들이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통신장비 입찰경쟁에서 탈락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지난해 총 1300만회 규모의 cdma IS 95A 장비를 도입했던 차이나유니콤은 최근 cdma2000 1x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장비 입찰을 실시해 모토로라·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에릭슨 등 4개 통신업체와 총 102억7100만위안(약 1조7460억원) 규모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시스콤 등이 이번 입찰에 참가해 나름대로 공급권 확보를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끝내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중국 CDMA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쳐온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입찰경쟁에서 우리업체들의 탈락은 무궁무진한 중국 통신시장에서 외국업체들에 주도권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이동통신장비 입찰에서 우리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잘 알다시피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와 통신장비업체들은 중국 통신시장 개발에 정성을 다해왔다.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장관이 중국을 직접 방문해 통신장비의 수요확대를 위해 세일즈 외교를 펼쳤으며 삼성전자·LG전자·현대시스콤 등 통신장비업체도 시장개발에 안간힘을 쏟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150만 회선 규모의 CDMA장비를 중국시장에 공급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업체들은 이번 계약은 중국이 장쩌민 국가주석의 미국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대수출적자 여론을 고려해 내놓은 정치적인 조치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가 전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외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대한 국내업체들의 대응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탈락의 이유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해외 유명 통신업체들은 최근 세계 통신장비시장의 극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CDMA시장 공략에 전력을 기울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가격 측면에서 저가공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보력 측면에서도 해외업체들에 뒤졌다고 한다. 미국에서 이뤄진 해외업체들의 계약체결에 대해서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였다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실 cdma 2000 1x 장비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미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사용중에 있으며, 이를 통한 기술축적도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함에도 이번 입찰에서 한 업체도 장비공급권을 따내지 못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이 성별로 cdma2000 1x를 추가적으로 도입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이나유니콤은 통신망간의 연동을 고려해 기존에 사용중인 업체의 장비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 분명한 만큼 우리제품을 추가도입제품으로 선정해도 통화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통부는 이번 차이나유니콤의 입찰결과가 CDMA 수출전략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조만간 관련업체들과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중국의 CDMA장비 도입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서는 등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정부와 민간업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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