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전통 주력산업의 경기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인 가운데 반도체와 정보통신 산업의 경기는 제2의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2003년 주요 산업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IT산업의 중흥기를 예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내년 중반 이후 예상되는 PC교체 본격화 등에 따른 세계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성장이 점쳐진다. 정보통신 산업 역시 모바일 비즈니스 등 신규 수요 증가와 월드컵 이후 강화된 국내 IT제품의 브랜드 인지도 등에 따라 내수는 물론 수출·생산에서 모두 증가세가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내년 중반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점차 회복 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시장 규모가 15∼20% 증가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특히 D램은 당초 올 하반기로 예상됐던 PC교체 시기가 내년에 본격화되고, 정보가전의 수요 증대도 겹쳐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 부족 현상까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출은 21.3%, 생산은 23.2% 증가하며 수입 역시 비메모리·반제품 수요 증대로 26.4%까지 늘어날 것으로 연구원측은 전망했다. 다만 내년 후반기로 예상되는 미국 등 세계 IT경기 회복시점이 다시 지연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도 현재의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정보통신기기는 모바일 비즈니스 확산에 따른 신기종 단말기 교체 수요와 PC 업그레이드, 월드컵 후방효과 등으로 인해 새로운 IT붐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미시경제실장은 “미국·이라크 전쟁이 세계 IT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IT경기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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