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업계가 핵심부품 개발 및 로열티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업체간 공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포터블오디오협의회(KPAC)를 중심으로 MP3업체 11개사는 최근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핵심부품인 디코더칩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데 합의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저가형 디코더칩을 개발, 탑재함으로써 MP3플레이어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독자기술을 확보, 중국 등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는 동시에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산자부(2억5000만원)와 업계(2억5000만원)가 총 5억원을 투자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우중구 KPAC 회장은 “최근 MP3업계의 특허문제가 타결되고 아이리버 등 대형 업체들이 협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독자 기술력 확보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회원사를 더 늘리고 힘을 모아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또 이어폰이나 케이블 등 공동으로 사용이 가능한 액세서리나 부품을 공동개발하거나 공동구매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중이다. 우 회장은 “업체간 부품 공동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을 활성화하자는 데 합의했다”며 “몇몇 프로젝트는 이미 합의를 마치고 세부사항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로열티 문제도 공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디지털 오디오 포맷인 윈도미디어오디오(WMA)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키로 협의하고 세부방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년 중반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본격적으로 로열티 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이미 MP3플레이어업체 사장들은 공동 대응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MP3플레이어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플래시메모리까지 공동구매로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업계가 공동으로 구매하더라도 가격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데다 삼성전자와 MP3플레이어업계의 가격 중재 역할을 자임했던 산업자원부도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국내 업체들이 아직까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어 내년말쯤이면 삼성전자와 공동구매 협상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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