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3GHz주파수할당 조속히해야

 정부의 초고속 무선인터넷용 2.3㎓ 주파수의 조기할당 문제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기존에 WLL용으로 2.3㎓ 주파수를 할당받아 무선인터넷용으로 사용해오던 업체들은 정부가 2.3㎓ 주파수 할당을 질질 끌 경우 이와는 별도로 초고속 무선인터넷 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통신업체들도 대부분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연내에 하기로 했던 2.3㎓ 주파수 배정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올들어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연초에 ‘전파자원 중장기 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내 2.3㎓ 주파수를 할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하반기들어 당초 계획을 수정해 연말까지 2.3㎓ 주파수 대역의 분배에 필요한 방침만 확정하고, 핵심사안인 기술방식과 표준화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위임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내년이나 되어야 2.3㎓ 주파수의 배정이 이루어지고, 통신업체들의 초고속 무선인터넷 사업 상용화는 2004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이렇게 되면 초고속 무선인터넷의 활성화가 그만큼 늦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의 반발은 거세다. 2.3㎓ 주파수를 WLL용으로 사용중에 있는 KT는 정부의 2.3㎓ 주파수 분배가 늦어질 경우 지금까지 시장수요에 맞춰 투자해온 기존 투자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하나로통신 역시 정부의 방침이 하루 빨리 정해져 사업활성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데이콤과 두루넷은 주파수 이용 효율화의 극대화와 균등한 사업기회 실현 차원에서 2.3㎓의 조기할당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업체의 의견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2.3㎓ 주파수의 할당을 늦추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2.3㎓ 배정을 놓고 시간을 끌어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늦어져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앞장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추진할 계획으로 있는 주파수 적용기술에 대한 표준화작업같은 것도 통신업체들에 과감히 이전해 통신업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정부와 업체간의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도 중요하다. 2.3㎓ 주파수 할당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주파수의 용도, 적용기술방식, 표준화, 주파수 할당 시기와 방법 등 여러가지 중요한 사안이 있다.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은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주파수 할당을 다소 지연시키는 것과 같은 미봉책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통신업체들의 무선인터넷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주파수의 표준화와 주파수 할당 시기 등에 대한 의견조정과 조율을 수행할 ‘2.3㎓ 주파수 할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2.3㎓ 주파수 할당도 중요하지만 배정시기가 늦어질 경우 통신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져 결국 한국이 세계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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