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수 e비즈니스 사례>(3)하나로통신

현재 하나로통신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7년 9월 제2 시내전화 사업자로 탄생한 하나로통신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가입자선로사업(Local Loop Service Business)에 아무런 기반없이 출발하였기 때문에 초기에는 많은 사업적·기술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280만 가입자(2002년 8월 현재)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320만 가입자의 확보가 예상되는 등 일정정도의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창업 당시 보유자원이 적었다는 점과 신규 기술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점,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벤처 기업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사업규모 면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거대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하나로통신은 대표적인 부실 통신기업으로 낙인 찍혔다. 그러나 올 들어서면서 주변평가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증권회사로부터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회사로 하나로통신이 지목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우뚝 선 배경은 상품차별화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내전화 사업권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데이터회선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하나로통신의 성장단계를 통신사업의 기능적 성격과 독특한 사업경로에 의해 구분해 보면 △회사설립준비기(97년 3∼9월) △서비스 개시 직전까지의 사업준비기(97년 9월∼99년 4월) △성공적 시장 선점기(99년 4월∼2000년 4월) △경쟁사의 강력한 대응을 받았던 시련기(2000년 4월∼2002년 4월) △현 사업이 안정되고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전환기(2002년 4월 이후)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회사설립 준비기는 하나로통신의 모태가 된 데이콤에서 하나로통신 설립을 계획한 지난 97년 3월부터 주주를 구성하고 제2 시내전화 사업권을 받아 회사를 출범했던 97년 9월까지의 기간이다. 제2 시내전화 사업자로서 하나로통신의 시장기회는 매우 작았고 당시 전화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한 데이터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였다.

 사업준비기는 하나로통신이 투자자본을 확보하고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광네트워크와 케이블, 그리고 무선 광대역 기술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시기다.

 지난 99년 4월부터 2000년 4월까지는 하나로통신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추진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성공적으로 창출했던 시기다. 97년 당시 시장분석의 결과로 기획한 하나로통신의 기획부분 영업목표는 2000년 23만, 2001년 51만, 2002년 102만 가입자의 유치였다. 그러나 지난 8월 이미 280만 가입자를 넘어선 것을 보면 초고속 인터넷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했는지 알 수 있다. 시장 진입기에는 먼저 PC통신과 게임을 중심으로 한 대량 이용고객을 주대상으로 시장에 침투한 것이 주효했고 2000년을 전후해서는 ‘나는 ADSL’이라는 서비스 브랜드를 개발해 생소한 기술용어인 ADSL을 쉽게 인지시켰다.

 하나로통신에 있어 2000년 4월부터 2002년 4월까지는 KT(구 한국통신)의 강력한 반격과 함께 대규모 투자와 초기 적자를 발생시키는 통신사업의 특징으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다. 특히 당시 추진한 IMT2000 사업권 확보로 인해 주변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2002년 4월 IMT2000 사업이 정리된 후 하나로통신에 대한 대외적인 시각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기본 사업이 안정되고 초고속 시장에서의 가입자수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은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파워콤 인수문제, 전력선 통신 등 새로운 기술의 도전에 대한 대비, 기존시장의 성숙에 따른 시장기회의 축소, KT 민영화에 따른 본격 경쟁에의 대비, 재무구조 문제로 인한 유동성 위험과 향후 투자자금의 확보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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