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한빛프로젝트팀 권면 박사(오른쪽)와 연구진이 플라즈마 밀도측정장비를 체크하고 있다.
중성자빔(HNB)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이 늦어도 5년 내 개발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전자를 이용한 90㎚ 선폭을 갖는 반도체 공정까지 제품화해 선보인 바 있으나 100만도에 가까운 중성입자빔을 이용한 반도체 식각공정기술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장치개발운영부의 한빛프로젝트팀(과제 책임자 권면 박사)은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한빛’ 장치를 이용해 플라즈마와 관련된 기초연구와 산업적 응용, 대형 핵융합 연구기초 실험 등을 수행하며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내년까지 중성자빔에 대한 기초연구를 마무리하고 5년 내 새로운 반도체 공정기술의 지평을 열겠다는 것.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도 한빛프로젝트팀은 플라즈마 엔진과 플라즈마를 이용한 나노분말제조기술, 오존수를 만들어 물을 정화하는 청정기술, 절삭공구 등의 표면개질연구 등을 수행 중이다.
특히 플라즈마 엔진과 관련한 기초연구는 지난 86년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우주에 다녀온 현직 우주비행사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프랭클린 창 디아즈 박사로부터 공동연구 제안을 받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NASA는 2018년 화성에 보낼 유인우주선에 플라즈마 엔진을 적용할 방침이다. 플라즈마 엔진은 이론상으로 미국 서부 시애틀에서 동부 워싱턴까지 10초 안에 주파할 수 있는 시속 125만∼288만㎞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20여년 전 발사돼 시속 2만9000㎞의 속도로 운항 중인 보이저 1호를 10년 내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빛프로젝트팀이 플라즈마 연구에 공을 들인 것은 지난 92년부터. 미국 MIT대학에서 무상양여받은 진공챔버를 조립하고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전자가열장치를 설치한 후 플라즈마 발생실험을 통해 현재까지 1만4000여회의 실험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전자온도 1억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의 발생실험에 성공한 바 있으며 앞으로 이온 온도를 1000만도까지 얻을 수 있는 실험이 완료되면 일반 플라즈마의 산업적 응용에 사용될 10만도를 넘지 않는 저온 플라즈마 연구는 물론 핵융합 등 수천만도에서 수억도에 이르는 고온 플라즈마에 대한 기초연구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95년 플라즈마 연구시설이 개방된 이후 ‘한빛’ 연구진이 지원한 과제는 모두 114개. 그동안 발표된 논문은 100여편이지만 이 가운데 90% 이상이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에 등재된 학술지에 게재됐다.
권면 박사는 “기초지원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꿈의 에너지인 핵융합장치의 기초연구에도 플라즈마 발생장치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해외협력을 위해 러시아·스페인과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창의적인 연구과제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산·학·연이 효과적으로 역할을 분담한다면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이용한 연구지원사업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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