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국어발전종합계획` 뭘 담았나

 문화관광부가 9일 발표한 ‘국어발전 종합계획 시안’은 향후 5년간 국어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에 가깝다. 정보화·세계화로 대변되는 달라진 국어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국어를 경쟁력있는 세계 언어로 육성하기 위한 밑그림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특히 오는 2007년까지 1648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키로 해 국어발전을 위한 보다 다각적이고 강도높은 정책이 수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문화부의 계획은 최근 세계화 추세와 통신언어의 확산에 따른 외래어, 비속어 등이 난무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식·정보·문화로 대표되는 21세기에는 한 나라의 말과 글 경쟁력이 바로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종합계획 수립 배경=문화부는 ‘국어발전 종합계획 시안’을 발표하게 된 배경으로 한글의 퇴조와 소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을 제시했다. 유네스코는 최근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전세계 언어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0년 내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어, 일어 등 선진국의 언어는 갈수록 사용층이 늘어나는 반면 소수민족의 언어는 퇴조현상이 뚜렷해져 결국 소멸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네스코가 한글을 100년내 소멸될 언어 가운데 하나로 꼽아 충격을 주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프랑스, 캐나다, 폴란드 등 주요 국가들이 이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해 특별법 제정을 통해 자국어 보호정책을 적극 추진중이다.

 따라서 문화부의 ‘국어발전 계획 시안’은 국어의 발전과 함께 국어 보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종합계획 주요 내용=문화부가 이번에 수립한 종합계획 시안은 국어의 세계화와 정보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글을 세계적인 언어로 보급하는 한편 정보화 시대의 경쟁력있는 언어로 키워 국어의 발전과 함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한국어의 범세계적 보급과 국어정보화 기반구축 등을 8대 중점과제로 내세운 것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상승과 한국어 학습열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어 해외보급 사업에 적극 나선 것은 적지 않은 의의를 갖고 있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한국어세계화재단’을 특수법인으로 설립, 한국어 해외 보급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어세계화재단은 향후 △해외의 한국어 교육실태 및 수요동향 파악 △한국어 교재보급 및 교사지원 △해외 언어기관과 정보교류 등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국어정보화 기반구축과 관련해서는 지난 98년부터 추진중인 ‘21세기 세종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오는 2007년까지 116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 △국어 기초 DB구축 △한국어 통합 검색시스템 개발 △디지털 한글박물관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각장애인용 전자 국어사전’, 한국점자규정 학습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그동안 정보화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장애인에게도 국어 정보화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민간차원에서 일회성으로 그쳤던 남북한 언어교류를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한민족언어공동연구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오는 2009년까지 ‘한민족 통일 정책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밖에 잘못된 국어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추진위원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문장상담소(Writing Center)를 운영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갈 계획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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