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단말기 보조금 지급 예외규정을 마련해 IMT2000용 단말기, PDA폰 등 산업부양 효과가 큰 첨단단말기의 수요확대에 나선 것은 잘 한일이다.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제한해오던 단말기의 보조금 지급을 대통령령으로 예외규정을 둬 허용하기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최근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밟았다. 연내 국회 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이 법안은 단말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정통부가 지난해 6월 이후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와 중복투자 억제를 양대 축으로 1년 넘게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점을 고려할 때 법제화 과정에서 단말기 보조금 지급 예외조항을 삽입했다는 사실은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정부는 이동통신업체들간의 불공정경쟁 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를 철저히 지켜왔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조치에 대해선 단호했다. 지금까지 일부 이동통신사업자와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경기활성화를 내세워 단말기 보조금을 부분적으로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준보조금 형태의 음성적인 거래가 일부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나 적어도 정부 차원에서는 강력히 규제해온 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정책당국이 이 예외조항을 언제, 어느 정도 허용할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IT경기 활성화가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을 것이다. 특히 이미 cdma2000 1x 단말기, PDA폰, 컬러LCD 단말기 등이 첨단단말기들이 대량 유통되고 있어 정책당국의 예외조항 판단 시점에 따라 이동통신 관련 산업의 활성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예외조항이긴 하지만 첨단 단말기의 보조금 지급 규정이 마련된다면 PDA 폰, IMT2000용 단말기 등 산업부양 효과가 큰 첨단단말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은 뻔하다. 더우기 기존 단말기응 새 제품으로 바꾸는 대체수요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단말기 보조금 지급은 이동통신 경쟁체제 도입의 가속화는 물론 내년부터 본격화될 IMT2000 서비스 통신시장의 대외개방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첨단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관련업체들간 이해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이동통신사업자들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과 제조업체들은 예외조항에 대해 찬성하는 반면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정책은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내에서도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위해 존속이 필요하다는 측과 IT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른 시간 내에 풀어줘야 한다는 측간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에 미루어볼 때 전기통신사업법에 별도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예외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다음세대의 이동통신시장을 육성하고 산업을 견인하는 대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문제는 첨단단말기들의 보조금 지급이 현재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존 단말기의 보조금 지급 금지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조치가 예외조항 삽입 때문에 그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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